뜬금없이 인스타 DM을 통해 강연 문의를 받았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작가님이셨다. 나는 글 쓰는 법을 설명할 힘도, 그렇다고 브런치에 대해 떠들 만큼의 힘도 가지지 않았다. 본업인 영업이나 판매직 경험들에 대해선 인스타에 드러나질 않는다. 뾰족한 브랜딩 없이 내가 쓴 글, 읽은 책 등을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릴스에 이따금,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아 남기곤 했다. 부앙부앙한 그 창을 통해 어디선가 강연 요청이 들어올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브런치 작가되기, 글쓰기, 책 읽기 등 새로운 커뮤니티가 꾸준히 올라온다. 지치지 않을 만큼 때로는 지겨울 만큼. 아이디어를 짜내고, 혹은 베껴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리더들의 선한 마음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대부분 본업이 있고, 어떤 계산이나 목적이 다분하다 하더라도 커뮤니티의 장점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나는 교인이 아니지만 교회의 장점 역시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부를 차단한다던지 선을 긋는 행위에서 그 단점도 극명하게 드러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뜬금없는 강연을 해드리기로 했다. 주제는 '인간관계'에 대해서이다. 그러고 나니 어쩐지 더 열심히 릴스를 찍어 올리게 되었다. 이런저런 주제에 대해, 보고 듣고 경험한 일에 대해 떠드는 영상이다. 대체로 자극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이나 매우 실용적인 영상들 사이에서 내가 떠드는 영상이 튀어 나갈 순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때로는 2천 회까지의 조회는 물론 영상을 저장하는 이들도 제법 있기도 했다. 다만 진심이 통하나 싶다. 어려운 주제를 어렵게 푸는데도 질문하거나 쪽지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깊은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을 느낀다. 돈 버는 방법 5가지식의 방법론을 펼쳐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멀찍이 잡아두었던 강연 날짜가 코 앞으로 다가오니 어서 해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실은 어서 그분들을 만나고 싶다. 반짝이는 눈빛 혹은 지루한 눈일지라도 나를 바라보며 경청할 사람들을 말이다. 되지도 않는 강연이 되지 않기 위해 준비를 하다가 문득, 인스타에 있는 인친님들께 먼저 줌으로 강연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뜬금없이 그제 강연을 하겠다고 게시글을 올렸다. 그게 바로 오늘이다. 당연히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주제 역시 모호했고, 강연이 넘쳐나는 세상이니까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저 나의 용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한 분만 오시더라도 준비한 것을 잘 풀어봐야지 했는데, 독서 모임을 하는 분들 몇 분이 들어오신다고도 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평일 저녁 한 시간은 정말 귀한 시간이란 것을 안다. 문득 mkyu 김미경 대표가 13년간 무명 강사로 지내온 이야기가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니까. 처음은 무료 거나 최소한의 비용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더 긴장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실전을 쌓아나가야 비로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테니..
나는 일대일 대화를 좋아한다. 잡담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실은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간 쌓아 올린 껍데기일 뿐이지만 대체로 성과 좋은 사람, 성취가 있는 사람, 부지런히 사는 사람, 시간 활용을 잘하는 사람, 돈을 제법 버는 사람, 아이들에게 잘하는 엄마,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사람 등으로 비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하나하나 뜯어 해체하면 별 것 아닌 일상이지만 누군가들에게는 고민을 토로할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체로 내가 가진 이미지가 어떤지 스스로가 먼저 알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도 하등 우월하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앞에 서서 떠들고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이유는, 우리가 지도를 원하기 때문이다. 미로 같은 삶 속에서 길을 헤멜 때 실은 각자의 내면에 지도가 있는 줄을 모르고, 외부에서 정답이 주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둥, 쏟아지는 방법론을 찾아 읽는 나조차도 이런 이야기들에 진저리를 치는 편이다. 그런 내가 떠들 이야기는 여타 자기 계발서적에 나오는 방법론이 아니었으면 한다. 물론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게 전부라는 이야기도 있다. 뭐든 이 것 아니면 저 것이라고 나누고 가르는 판단들에 멀미가 난다.
오늘 그리고 몇 번일지 모르는 강연에 나는, 스스로에게 이미 닿아 있는 해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 길을 비추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