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어떤 이들은 평생 배우고 쓴다지만 특정한 서사를 주어진 틀 안에서 되풀이하고, 어떤 이들은 뒤늦게 배우고 쓰면서 자기 인생의 저자가 된다. 자기가 누구인지 ‘기죽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은유' <쓰기의 말들>
오늘 책과 강연 이정훈 대표님과 대화를 나눴다. 기획이란 무엇인가. 감히 입술을 떼기 어렵지만 사물이나 사람에 본래 갖추어진 원석을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사무실을 나와 내딛는 발 앞에 떨어진 눈부신 햇살은 금세 일어난 일들에 맥락을 불어넣었다. 그는 나에게서 그리고 나는 그에게서 반짝이는 무엇을 보았다.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천재'라고 여기는 때가 있다. 자기혐오가 강한 나는 스스로를 내리 보듯, 아이의 신비로움에 대한 그 마음을 정신 나간 즈음으로 여기며 살았다. 천재란 머리가 특출하게 똑똑하거나, 그림을 배우지 않아도 휘갈기는 붓질에 절로 경이로움이 일어나는 무엇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느껴지는 독특성을 꺼내 살아가는 일. 반드시 우월함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남과 다른 자신만의 물감을 꺼내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이를 천재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 안의 천재성을 어떤 연유로든 죽이고 사는 것뿐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숨은 무엇을 발견하는 기획이야말로 내가 나 스스로에게 주어야 할 기회라는 생각이다. 나를 발견하는 일을 진심으로 해나간다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서, 또 누군가들에게 숨어진 원석을 발견할 수 있는 맑은 눈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