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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Feb 12. 2022

「7일 공부법」과 학습 코칭

공부는 모니터링(monitoring)보다 두잉(doing)


강사는 지식 외에도 많은 것을 갖춰야 합니다. 청중에 대한 매너, 빠른 시간 안에 청중을 살피고 교감해야 하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잘 표현해서 청중을 감동시키고, 설득 또는 이해시켜야 합니다. 저에게 청중은 주로 학생이지만 때로는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배움과 공부는 현재도 계속됩니다. 배우고 공부할수록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오만을 겸손으로 바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가르치는 것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서 이기도 합니다. 남의 강의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지만, 저는 주로 책을 읽어 채우는 편입니다.


시중에 책은 너무 많지만 내 아이에게 혹은 내게 꼭 맞는 정보가 들어간 학습과 육아서를 찾은 경험은 전무합니다. 그만큼 학습과 육아는 정답이 없는, 그리고 적용과 실천은 까다롭고 어려움이 많은 영역인 것이죠.




처음부터 강사가 되겠다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내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은 욕심, 사교육 덜 받고 스스로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자기주도학습'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거의 모든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표현은 달랐지만 모든 책에서 자기주도학습은 우선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습자가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선택하여 실행에 옮기고, 셀프 모니터링하여 자신의 목표와 방법을 조절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유독 동양권에서는 결과 중심, 입시 위주의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중국의 가오카오, 일본의 대학입시센터시험, 우리나라의 수능이 대표적이죠.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전형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시 전형이라도 정기 고사와 수행 평가의 결과, 즉 내신이 나쁘면 대개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대학을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과정이 평가된다고 하나 내신이 안 좋은 경우 과정이 무시되는 입시 결과를 자주 목격했습니다. 참 씁쓸한 현실이죠.




그래서 골라든 책이 「7일 공부법」이었습니다. 공부의 목적이 불분명한 친구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어라, 하니까 되네'라는 경험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단기전에 해당되는 시험 대비 전략을 실천해보게 하는 것이 꽤 효과적일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녹록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부분과 대충 해도 되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데....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감을 잡아야 하는 것만큼 막연하고 막막하죠? 결국 제목에 또 속은 것입니다. 역시 공부에 지름길이 없다는 깨달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여전히 요령과 효율만으로 시험 잘 보길 기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최대한 많이 푸는 것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암기법과 시험 테크닉이 뒷부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막막한 부분을 해소하는 방법은 유일합니다. 직접 공부를 해보는 것입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교과서를 집어 들고, 읽어보세요. 중학교 과정까지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3회독'이 기본입니다. 아이에 따라 회독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참고로 큰 아이는 3회독으로도 충분했지만, 작은 아이는 5회독부족하다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1회독은 가볍게 읽습니다. '아~ 이런 내용이 있구나' 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2회독은 문단별로 중심 문장을 찾으며 읽습니다. 3회독은 학습목표에 해당되는 내용을 찾아 밑줄을 그으면서 읽습니다. 그런 다음 암기가 필요한 키워드에 네모칸 표시를 해보는 것입니다. 이후 자신의 말로 정리하거나 네모칸을 화이트로 지우고 나중에 빈칸을 채우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인출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학령이 낮은 자녀라면 그림이나 마인드맵 같은 것도 좋습니다. 다 아는 얘기라고요?




자기주도학습은 직접 해보는 과정에서 개인이 느끼는 것들이 그 시작이어야 합니다.

하나의 단원을 마치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고 있는 어휘와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 방법이 나와 잘 맞는지, 암기가 필요한 키워드는 시험에 어떻게 나올 것 같은지, 더 괜찮은 정리 방법은 없을지 자녀에게 질문해 주세요. 부모의 학습 코칭은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답을 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설령 아이가 그 답을 알아가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려도 괜찮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은 그렇게 단시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과정의 거듭은 '퀀텀 점프'를 경험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공부는 모니터링(monitoring)보다 두잉(doing)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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