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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May 09. 2022

「인스타 브레인」을 읽고

존재만으로 집중의 적이 되는 스마트폰


우리는 평소 무언가를 결정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정신적인 에너지를 많이 씁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밥을 먹을까, 거르고 그냥 갈까', '이 옷을 걸칠까, 저 옷을 입을까', '지하철까지 걸어서 갈까, 마을버스를 탈까'와 같은 사소한 결정들이요. 하지만 이런 일들로 에너지를 쓴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카톡 알림이 울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열어볼까, 말까?', '답장을 지금 보낼까, 이따 보낼까?', '어떤 이모티콘을 보낼까' 등의 선택과 결정은 무척 사소한 일이고, 심지어 의식하지 못할 때도 많지만 분명한 것은 무언가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이 선택과 결정들은 우리의 집중력과 워킹 메모리에 엄청난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심리학적 관점과 뇌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지식이 많을수록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먹으면 안 되는 것과 먹어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학습된 것이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누적되어 후대에 전달된 까닭이죠.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필요한 것들을 손쉽게 검색하고, 누구든 방대한 지식의 바다에 그물을 치고, 원하는 만큼의 물고기를 낚을 수 있으니 스마트폰에 열광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죠.


둘째, 우리의 뇌는 새로운 환경과 사건을 접할 때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도파민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맥박수와 혈압을 상승시켜 쾌감을 느끼게 하는 이유로 중독성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흥분이나 즐거움 등과 관련된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분 단위로 새로운 정보와 기사가 업데이트 되고, 다양한 사이트와 창을 넘나들며 새로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으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루에 2600번이나 스마트폰을 만지고, 평균 10분에 한 번꼴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죠.


셋째, 우리의 뇌는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은근히 사랑합니다. 기대감 속에서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뇌의 목표인 셈이죠. 그런데 스마트폰이 이런 기대감과 불확실함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메일이나 문자가 아닌데도 '웅웅' 하는 진동 소리를 들으면 혹시나 지금 확인하지 않아서 중요한 것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중요한 소식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으니 뇌에서 도파민 수치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를 열광하게 만드는 스마트폰이 학습과 집중에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멀리해야 한다고 의식하고, 스마트폰을 무시하기 위해 뇌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인스타 브레인」에는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학습과 집중에 얼마나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다양한 실험 결과로 증명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교실 수업보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비중이 더 던 시기에 부모님들 특히 걱정 많이 했습니다. 수업을 마친 자녀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쉬는 시간이나 노는 시간조차 디지털 기기가 마치 몸의 일부인 양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공부하는 책상 위에 두는 것만으로도 집중에 방해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사소한 결정과 선택을 하게 만드는 스마트폰에 정신적인 에너지만 빼앗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아무리 스마트하게 사용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음은 분명한 것 같네요.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면 적어도 그 시간 동안은 핸드폰을 보호자에게 맡기거나 핸드폰 두는 장소를 한 곳에 정해서 놓아둘 수 있도록 약속을 정하고, 지키는 것만으로도 학습과 집중에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함께 읽어보기>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기

https://brunch.co.kr/@minhyealakoko/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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