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미끄러질 때가 있는 법이지.
요즘 제가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나이가 들어가니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피부가 푸석푸석 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태어난지 26년만에 처음으로, 제가 바를 걸 사러 올리브영에 갔답니다.
스킨..토너...로션...선크림... 진짜 살 거 많더라고요... 가격도 만만치 않고 ^ㅅ^...
근데, k-뷰티가 괜히 글로벌적으로 유행하고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이제 한 세 달 정도 됐는데 피부가 꽤나 좋아졌어요 후후. (물론 늦게 자서 뾰루지도 나긴 하지만 .....)
그런데 이런 올리브영도 미끄러졌을 때가 있었단 사실.. 아시나요?
올리브영은 현재 국내에서 견줄 곳이 없는 압도적인 뷰티 플랫폼입니다.
2023년 CJ 올리브영의 매출액은 약 3조 8000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3조 6000억원)과 LG 생활건강(2조 8000억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정말, 도심 어느 곳을 가나 올리브영 매장이 있죠. 이제는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근데, 이게 약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매장은 5%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한정된 국내 시장을 고려하면 더이상 신규 출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올리브영의 해외 진출은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그거 아셨나요? 아직까지 해외에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근데, 존재하긴 '했었습니다.'
바로, '중국'이었답니다.
2013년, 올리브영은 100% 자회사인 현지 법인을 설립해 상하이의 사무실 밀집 지역인 홍차오 중심사업지구 내 지우광 백화점 지하 2층에 264㎡ 규모로 들어섰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상하이 내에서만 매장을 10개까지 늘렸습니다.
하지만, 올리브영의 H&B 모델은 중국의 드럭 스토어(약, 건강식푸,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매장)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경쟁우위가 없었습니다. 또한, 해당 드럭스토어 내에서도 한국 제품을 이미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2017년 사드 이슈가 터지며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이미지와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화하였습니다. 특히, 올리브영은 매장 내 한국 제품의 진열 비율이 높아 한국적 특색이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 사드 보복의 피해를 직격탄으로 입었습니다.
이에, 손실 폭이 커지며 2018년 2개 매장 폐점, 2019년 1분기에 4개의 매장만을, 2분기엔 1개의 매장만을 운영하다 2020년 모든 매장을 폐점하였습니다. 참 아프고도 완벽한 실패였죠.
이러한 중국 외에도 진출을 시도했다 실패한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2018년 현지 법인 2개를 설립해 진출을 꿈꿨지만 현지에 매장을 하나도 내지 못한 채로 2020년 법인을 하나 청산했습니다. 2018년 기준 CJ 올리브영 미국 법인의 당기 순손실액은 약 8억 5893억원 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손실만 발생하다 청산한 이유에는 기존 화장품 제품들과 중국 저가 화장품 제품에 밀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패를 하긴 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올리브영의 해외 진출을 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사업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국내에서 성공한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들고 들어간 것이었는데요, 중국 소비자 조사를 통해 '온라인'에 치중한 사업 전략을 기획하였습니다. 이때, 자체 앱, 자체 온라인 몰을 운영하며 판매하는 것이 아닌 '숍인숍' 전략으로 진출을 꽤했는데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티몰'에 입점해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현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였습니다.
또한, 2023년부터 CJ올리브영은 중국에 신규 법인 CJ 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운영하며 PB 제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웨이크메이크, 브링그린, 바이오힐보 등 PB 제품을 중국에 수출, 중국 내 유통망에 입점시키는 역할을 하는 법인이며, 기존에 존재했던 상하이 법인은 온라인 유통 사업을 전담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가 엄청 좋다고는 하지 못합니다. 먼저 기존 상하이 법인은 2023년 매출 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도 66억원으로 전년 보다 적자 규모가 2배 이상 커졌습니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CJ올리브영 상해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 자본금도 -71억원으로 전년의 -39억원보다 대폭 커졌다고 합니다.
CJ 화장품상무유한공사도 2023년 매출 21억원, 당기순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에,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투자가 이뤄지는 단계다보니 실적이 악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CJ올리브영 실적 전체로 보면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숍인숍 전략을 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7년 PB 제품을 아마존에 입점시키며 미국 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출하였습니다.
또한, CJ올리브영은 LA에 현지 법인 CJ올리브영 USA를 설립한다고 2월 4일 발표하였습니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현지 오프라인 매장 1호점도 출점할 계획이라곤 하지만 명확한 후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근데 아마 LA나 뉴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때, 상품 소싱부터 마케팅, 물류시스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능 현지화를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CJ 대한통운 미국 법인과 협업해 현지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는 물류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CJ 올리브영이 미국 진출을 다시 꿈꾸게 된 것에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미국 시장 내에서 가장 큰 경쟁자였던 중국 화장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멕시코는 중국 화장품들이 관세를 낮추기 위해 우회 수출 경로로 이용되던 국가로, 멕시코를 통해 들어온다면 중국 화장품에 대한 관세 25%를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럼드 대통령은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공표했어요. 이렇게 되면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 멕시코 25%, 중국 35%, 한국 0%로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법인을 세워 운영하는 전략 이외에도 올리브영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략이 있는데요, 바로 역직구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 '올리브영 글로벌몰'입니다.
올리브영은 2019년 6월, 150여 개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직구 플랫폼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글로벌몰 취급고 매출은 직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80%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매출과 함께, 전체적인 지표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3만 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 수는 23년 12월 기준 12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주문 국가 역시 다양해졌는데요, 2020년 글로벌몰 최다 주문국 5개국 중 4개국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국가였으나 최근에는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등 영미 문화권 이외의 다양한 문화권의 국가에서도 주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옴니채널로 큰 성공을 이룬 기업인 만큼 오프라인 만큼 온라인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네요.
이렇게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글로벌 몰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채널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코로나가 종식됨에 따라 23년부터 외국인 관광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일부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고객의 80%가 외국인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24년 1분기에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0%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올리브영은 23년에 글로벌 전담 조직을 구성하여, 외국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 60여 개를 선정하고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을 올리브영 글로벌 몰에 신규 가입시키고자 한 움직임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큰 성공을 거뒀는데요, 실제로 명동타운점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기프트 키오스크가 하루 800여 명의 글로벌 몰 가입을 유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자 다른 매장으로도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동남아, 일본 등에도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아닌 PB제품을 현지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멀티 브랜드 숍(로프트, 플라자)이나 온라인 몰(큐텐, 라쿠텐)에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일본시장에서 웨이크메이크와 바이오힐보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74% 증가하며 상승세를 타고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재 올리브영은 중국에서의 ‘오프라인 자체 매장 진출’의 실패를 반면교사삼아 ‘온/오프라인 숍인숍’전략과 ‘PB제품 육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올리브영이란 유통 브랜드가 아닌 하나의 ‘코스메틱 브랜드’로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에, ‘유통채널’로서 힘을 키우기 위해서 ‘올리브영 글로벌몰’이라는 채널을 통해 자체적인 브랜드의 힘을 글로벌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키우고 있는 힘을 이용해 다시금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확실히..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고, 시장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냅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버린게 패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사회적 이슈가 있긴 했지만..
그래서 저는 이번 ‘미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하는 것이 올리브영 해외 진출의 키포인트가 될 거 같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고는 있지만, 자체적인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번 크게 실패를 경험하고 난 후, 브랜드의 인지도를 늘리는 걸 우선시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다시 출점하려고 하는 움직임이기에 이전까지의 전략이 성공적이었는지 평가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코로나도 종식되고, k-뷰티가 글로벌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다시 전세계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CJ가 가진 독보적인 물류 체계를 가지고 몸집을 불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