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은 너무 추웠어.
2017년,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식이 있었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그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한한령.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맨날 뉴스에서 사드배치, 사드배치라고 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그때는 고등학교 3학년이라 그런 일에 관심이 있을 틈이 없었는데
이번에 좀 찾아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했더라고요.
한한령(限韓令, Korea limitation order), 중국인들이 한류 컨텐츠를 비롯한 각종 한류 대중문화를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에 따른 금지령이었으나 대중문화 외에도 각종 한국상품 및 한국계 기업, 백화점, 상점, 식당 등에 대한 불매 보이콧 그리고 한국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지연 또는 거부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해요.
쉽게 말하면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에요.
이러한 금지령에 있어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있다고 밝힌 적은 없으나 중국 당국의 심의나 허가에서 대부분의 콘텐츠가 불허되어왔기에 사실상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었다고 해요.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는 2017년 한한령으로 인해 피해받은 국내산업 액수가 22조에 달했다고 해요. 심지어, 2023년 기준 중국 문화 콘텐츠 시장은 13조위안, 한화 약 257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시장인데, 이 시장에서 한국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어요.
그런데, 최근 이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란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이르면 다가오는 5월, 한한령이 완전이 풀릴 것이다라고 예측되고 있어요.
이는 2017년 사드배치에 의한 보복으로 한한령이 내려진지 8년만이죠.
중국 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하 APEC) 정상회의 준비 조직인 ‘중국아태합작중심’고위 관계자는 19일 한경 기자와 만나 “다음달 민간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화 교류를 확대해 올 상반기 내 전면적인 문화 개방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이렇게 한한령을 해제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에요.
중국 정부는 해당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이 올해와 내년에 차례로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하며 의장국을 맡은 만큼 양국 간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어요.
하지만, 분명 다른 이유도 존재하겠죠?
가장 큰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이 있어요.
이 과정에서 행정부의 첨단기술 및 무역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로 인해 미중 갈등이 격해지며 과거 마음에 들지 않는 국가에 대해선 강압적인 정책으로 일관된 자세를 취했던 전랑외교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려 불필요한 외교적 분쟁을 줄이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포섭하려는 미소외교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렇게 한한령이 해제되고 있는 것 외에도, 한국, 일본, 인도 등과 최근 무비자 정책과 국경 분쟁 관리, 수산물 수입 재개 등의 우호 조치로 관계 구축에 나선 것이 그 근거에요.
하여튼, 한한령이 정말로 곧 해제될듯하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는데 공식적인 법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이나 드라마, 영화의 심의 통과율을 높이고 허가하는 공연이나 프로젝트를 늘리는 방식으로 문화 개방 폭이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일단, 콘텐츠 산업 전반에 있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말 그대로 한한령이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소비를 막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국의 문화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5,566억 달러로 세계에서 2위에 해당해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죠.
그 중에서 몇 산업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고자 해요.
그간 영화, 드라마 제작 산업에 있어서 넷플릭스 일변도 양상이 이어졌어요. 그렇기에, 넷플릭스가 갑이 되고 스튜디오가 을이 되는 양상도 펼치지고, 넷플릭스가 움직이는 방향성이 이들에게 곧 법이 되고 있었어요. 근데, 넷플릭스는 중국에 진입할 수 없어요. 그렇기에, 대형 스튜디오를 가진 기업(EX. 스튜디오 드래곤)이 중국 판권 판매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중국 콘서트나 방송 출연등이 전부 차단되었던 엔터산업도 최대 수혜 섹터로 꼽히고 있어요. 특히, 음반 수출에 주목되고 있는데,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4년 실물 음반 수출액은 4,238억원으로 전년보다 0.55% 상승했다고 해요.(매우 소폭)
이렇게 주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소식인데, 엔터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음반이기 때문이에요. 제작비, 인건비 등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공연과 달리 음반은 한 번의 제작으로 반복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SM, YG, JYP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돼요. 특히, SM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측되는데 이미 에스파는 중국 음악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과거 중국 시장을 목표로 EXO-M을 만들었다는 것에 있어서 다시금 중국을 향한 움직임을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요.
뷰티 업종은 이미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뷰티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크게 눈에 띄는 양상은 없었어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한류 인기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에 직격탄을 받아 2017년 영업이익이 약 30% 하락했다고 해요. 이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일본, 유럽 등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육성하는 글로벌 리밸런싱에 주력해왔다고 해요. 실제로, 24년 미주 지역 매출액은 한화 5246억원으로 중화권의 5100억원을 웃도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러한 성과가 뒷받침되고 있는 현재, 한한령이 해제된다는 소식에 대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당장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사업에 당장 투자하기 보다는 중국 사업 자체를 점검하고 안정화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당장 리밸런싱 전략을 변화시키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또한, lg생건 관계자도 “뷰티업계의 마케팅 활동도 이전보다 활기가 띌 것이지만, 여러 차례 중국 리스크를 경험한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라고 밝혔어요.
2016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00만명에 웃돌았으나 사드 사태가 터진 17년도엔 420만명으로 반토막났으며, 코로나 19를 겪으며 더 침체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작년에 460만명까지 회복되었다고 해요. 불행 중 다행이죠.
실제로, 한 중국 전담여행사 대표는 "한한령으로 한국으로 보내는 인원을 줄이라는 식으로 여행사들이 압박받았고, 실제 개별로 여행객을 모집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단체로 모여 움직이는 고육지책도 썼었다"며 한한령이 여행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어요. 이제 한한령이 없어지니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관광이 이어질 수 있겠죠.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엔 생각 이상으로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그렇기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해요.
한한령 해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해 11월 중국이 한국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이후 중국 여행이 급증한 추세를 보였다는 것에 있어요.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 것 자체가 서로가 가지고 있던 심리적 장벽을 어느정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8년간 양국의 공식적인 교류를 막아왔던 한한령 해제는 심리적인 요인을 많이 누그러뜨려서 여행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돼요.
콘텐츠 얘기하다가 웬 식품 업계?
이는, 해외에서 국내 식품이 유행하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삼양식품의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중국 내 한국 콘텐츠가 활발하게 확산되며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관심이 높아질 수도 있어 식품 회사들도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고, 타 식품업계 관계자도 “국내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 식음료 산업에 함께 인기를 끄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렇기에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는 한한령 해제가 식품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어요.
이렇게, 콘텐츠 부분을 넘어서서 여행, 식품 등 다양한 업계에서 한한령 해제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있어요.
하지만, 중국 진출엔 여전히 위험성이 남아있어요.
앞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이전까지도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중국 진출을 시도했다가 위험을 졌던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중국에 대해 분석하고 진출한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또한, 중국 내수 시장의 부진으로 이전만큼의 소비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존재해요.
중국 경제는 지난해 5% 성장했는데 대부분 수출덕분이었다고 해요.
미중 갈등이 처음 시작된 18년도 초만 해도 중국 경제 시장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70%에 달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30%도 안될 정도로 내수가 부진하다고 해요.
중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올해 들어 0%대의 상승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는 내수 수요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기에 오히려 현재 한한령을 해제하고 미소외교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이를 통해 중국 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고용과 내수, 세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의견이에요.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땐, 단순히 시장 파이가 크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그렇고, 현재 중국의 내수시장 현황도 그렇고.. ‘엄청’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되진 않아요. 이렇게 한한령을 해제한다는 식으로 언급해놓은 적이 과거에도 몇 번 있었고, 이때문에 투자했다가 망했던(?) 얘기도 몇 번 들어왔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문화/콘텐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산업, 그리고 문화와 콘텐츠가 노출됨으로써 모방심리에 의해 수요가 생기는 식품/패션산업 등이 주요 수혜 산업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중국 내 이 산업들의 움직임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해요. 중국이 이러한 영역에 있어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어떤 자국 콘텐츠를 내세우고, 어떤 수입 전략을 추진하는지 등), 다른 나라들과는 어떤 관계를 구축해나가는지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한국에서 수입할 콘텐츠에 대한 태도를 짐작해볼 필요가 있어요. 또한, 중국이 내수시장을 어떻게 또 활성화시킬지도 같이 살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중국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중국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며 이들이 소비를 해야지 이익이 생기는 거니까요.
결론적으론, 당장에 한한령이 해제되는게 절대 ‘나쁜’ 소식은 아니에요. 새로운 판로가 생긴 것이니까. 정말 그대로 되기만 한다면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세계 2위의 콘텐츠 시장 규모를 가진 시장이 열리는 거니까요. 대신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엄청'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하진 않은 거에요. 엄청 매력적이라면 이렇게까지 고민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
기업의 입장에선 정말 어려울 거 같아요. 먼저 진출하면 그만큼 리스크도 클 것이지만, 선두주자 효과를 얻어 독점적 지위를 형성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중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형성하면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가 탄탄해질 수 있는 기회기도 하고요. 앞으로 기업들의 중국 진출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소소한 재미가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