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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효 Jan 02. 2024

[Today Insight]통합 소싱, 대형마트의 재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점차 우리 주변에서 대형마트가 사라지고 있다.


왜 대형마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을까?

그것에는 크게 2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 온라인 유통채널의 발전이다.

2023년 상반기 유통 채널별 매출 비율이 대형마트가 약 13%이며 온라인에서 무려 49.8%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이, 2013년 오프라인 대형매장의 연 매출액은 39조 1천억이었던 반면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액은 38조 5천억원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2022년 오프라인 대형매장의 연 매출액은 34조 7739억원으로 약 4조가 하락한 반면 온라인 플랫폼의 연 매출액은 209조 8천억원에 달하였다고 한다.

쿠팡, 마켓컬리를 선두로 한 새벽 배송, 당일 배송 등이 이러한 격차를 벌리는 데에 큰 일조를 하였다. 거기에다가 코로나 19까지 겹쳐 영업상의 큰 문제점이 발생하였으니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였다.


둘째,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의 규제이다.

다들 알다시피 한때 전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가 위치하게 되어 전통시장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횡포를 막고자 정부 측에서는 월 2회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 금지를 골자로 한 규제를 11년 넘게 적용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현재 전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동시에 대형마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19까지 겹쳐 온라인 유통 채널이 활발해짐에 따라 오히려 규제가 무용지물화 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발표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7.8%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맞서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살아남기 위해 비효율 점포 정리, 공동 소싱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글을 풀어보고자 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0년에만 12개의 매장을 폐점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새롭게 재단장한다는 리뉴올(RENEWALL)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리뉴얼을 완료한 점포는 22개이며 올해는 롯데마트 동래점, 서울역점, 종계점의 리뉴얼을 마쳤다.


또한, 오늘의 글의 주제이기도 한 ‘공동소싱’을 롯데마트는 활발히 진행중이다.

바로 롯데마트의 이야기를 풀기 전에 공동소싱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자.


공동소싱을 쉽게 설명하지면 각각의 채널이 수행하고 있던 업무를 통합하여 한번에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유통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유통 채널은 다다익선이다. 그만큼 접근하기 쉬워지는 거니까. 하지만, 공급자의 입장에선 각각의 채널을 관리하는데에 각각의 비용이 들며, 그 채널들이 모두 따로 업무를 수행할 경우엔 시간과 비용이 정말 많이 들 것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유통채널의 개수는 유지한 채로 업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이것이 가능하다면 영업이익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앞서 말한 공동소싱이다.


각각의 채널이었던 A와 B가 알고보니 C라는 하나의 부서에서 같이 관리하고 있었다면?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시간과 비용이 1/2나 절약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공동소싱이다.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면 가격경쟁력이 생겨 제품 판매시 큰 마진을 챙길 수 있고 결과적으론 막대한 영업이익의 상승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롯데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슈퍼와 공동 소싱을 전개하고 있다. 마트와 슈퍼가 각각 진행해오던 소싱 업무와 상품코드 통합 작업, 각종 데이터 처리 및 상품 기획, 발주 등을 통합하여 수행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올 3분기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3% 상승하였고 슈퍼의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6% 상승할 수 있었다. 롯데 유통사는 오는 2025년까지 공동소싱 작업을 마무리한 후 공동으로 취급하는 상품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


현재,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공동 소싱은 ‘온리원딜’이다. 이는, 양사가 공동으로 기획해 단독 출시하는 상품 시리즈를 의미한다. 공동 소싱을 통해 매입 물량을 늘리고 유통을 효율적으로 변화시켜 같은 품목의 일반 상품보다 가격을 최대 50% 낮출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리원딜 상품군의 동일 품목의 일반 상품보다 판매량이 6배 가량 많으니 품목도 80개로 늘렸다고 한다.


이러한 상품 통합 소싱을 통해 롯데마트 등의 대형 점포들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 대비 신선식품의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되어 올 하반기 영업실적 발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오늘 브런치 글을 적으며 느꼈던 것은 ‘신박하다.’였다.


내가 지금까지 적어왔던 글들은 오직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많은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물론 상황이 적절한 경우에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렇게 채널을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성장성 유지 및 수익성 상승에서 긍정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땐 막대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이런 손실을 각오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이익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공동소싱(통합소싱)’이었던 것이고.


요즘, 유통과 관련되어 지식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종사하고 싶은 직무인 마케팅/기획 직무에선 이게 필수적이니까 만족스럽다. 한때, 전략을 아무리 멋드러지게 상상해도 유통에서의 현실성을 고려하지 못하다 보니 허황된 전략이란 소리를 꽤나 듣곤 했는데 지금은 좀 잘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


특히, 전략을 기획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익의 극대화이며,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제품/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닿게 하는 거니까 유통에 대한 이해는 필수불가결하다.


옴니채널과 공동소싱.

가장 다른 거 같으면서도 요즘 가장 트렌드인 유통 전략 두가지.

접수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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