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쓰는 편의점의 경쟁과 진화 - 1
TMI부터 말해보자면.. 나는 씨유를 제외한 모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다 해봤다.
(이마트 24 2개월, GS25 3개월, 세븐일레븐 7개월 - 현재진행형)
지금도 이 글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적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좋은 거 같으면서도 힘들다.
하여튼, 오늘 적어볼 내용은 국내 편의점 시장의 경쟁과 변화다.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GS25와 CU의 2강 체제이다. 완벽한 승리자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나도 몰라.”다. 매출, 영업이익, 점포수, 수익률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GS25와 CU 모두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나 점포 수 면에서 충분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은 자사 브랜드에서만 찾을 수 있는 차별화 상품(PB 상품)을 개발하고 우량점포를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매점 수에 있어서는 2019년 까지만 하더라도 GS25가 1등이었지만 2020년 코로나를 맞이한 시기에 CU가 출점을 대폭 확대하며 매점 수 1위에 등극했다.
GS 25의 매장 수는 2019년 1만 3918개에서 2020년 1만 4668개였고
같은 시기 CU의 매장 수는 1만 3887개에서 1만 4923개가 되어 2020년에 GS25를 역전하였다.
21년엔 GS25: 1만 5499개, CU: 1만 5855개로 그 격차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 해 GS25가 출점에 좀 더 집중하게 되며 격차가 줄어 GS25는 1만6448개, CU는 1만 6787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편의점 업체들이 왜 신규 출점에 집중을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편의점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 생산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이 줄어드는 현상)
편의점 점포 수가 많을 수록 납품도 저렴하게 받을 수 있고 물류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의점 업계의 1위를 결정할 때 점포 수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신규 점포를 늘리는 것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점포의 수가 늘어나면 폐점도 잦아지고, 결국 본사 수익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했듯이 GS25와 CU는 우량점 늘리기 + 차별화된 제품을 갖춰 고객을 자사 점포로 유입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GS 25는 박재범과 계약을 체결한 후 박재범이 브랜딩한 소주 ‘원소주’를 GS25를 통해서만 유통시킨 것과 오모리 김치찌개 시리즈 등이 있을 것이고, CU는 짱구와의 콜라보, 연세우유 크림빵 등으로 대박 히트를 쳤다.
이 쯤 했으면 소개는 마치고 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GS25의 23년도 1분기 매출액은 1조 8667억원(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 영업이익은 227억원(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을 보였다.
22년 신규 점포를 대폭 늘리며 냉장과 냉동, 양산빵등 즉석 식품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액은 성장하였지만, 그에 따른 인건비 및 판촉비, 점포 확대에 따른 물류비 증가에 의해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반면 CU의 23년도 1분기 매출액은 1조 8496억원(전년동기대비 9.3% 증가)이었고 영업이익은 370억(전년동기대비 2.1% 감소)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영업이익은 398억으로 전년동기대비 10억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BGF리테일 측은 이러한 결과에 “ 전년도 진단키트 기조와 1월 비우호적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유동인구 증가와 적극적인 행사 전개로 식품과 가공식품 카테고리 매출 구성비가 확대되어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였다”고 말하였다.
앞서, GS25와 CU 중 누가 우위냐고 하면 “나도 몰라”라고 답한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GS25가 1위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매장 수는 약간 적지만 영업이익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흐름이 변화한 것이다. 이제 CU를 편의점 업계 1위라고 불러도 좋을 거 같다.
이런 와중, 3,4위 업체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매장 수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기준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 1173개, 이마트 24는 5857개이다. 세븐 일레븐은 상위 기업과 얼추 비슷하나 이마트 24는 한참 부족하다.
따라서, 세븐일레븐보단 이마트 24가 매장 수 확대에 더욱 화력을 더해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이 꺼낸 카드는 인수합병이며, 이마트 24는 점주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22년 1월 일본 이온그룹의 미니스톱의 한국 미니스톱 지분 100%를 약 3천억원에 인수하였다. 현재 한국 미니스톱 매장의 개수는 2600개인데, 이중 지난해에 약 800개의 점포가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꾸었다.
해당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 국내 세븐일레븐 매장의 개수는 1만 43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상위 업체들과의 매장 개수를 약 2000개로 좁혔다. 상당히 유의미한 발전이다. 하지만, 국내에 남아있는 모든 미니스톱 매장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꾸며 나타나게 될 상당한 비용이 부담이 될 것이다.
이마트 24역시 한국 미니스톱 인수전에 출전하였지만 패배한 후, 가맹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다른 편의점보다 이마트 24를 출점하는 것이 편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이마트 24는 가맹점 수가 턱없이 부족해 가까운 지역에 여러 동일한 편의점 브랜드를 출점하지 못하는 편의점 산업 특성상 출점에 매우 편리하다.
또한, 이마트 24는 심야에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되어 가맹점주 부담이 매우 낮고, 심야 영업을 위해서는 무인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에서는 심야시간 (23~6시)에는 셀프 계산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심야 시간 이외엔 일반 매장과 동일하게 운영된다고 하며 하이브리드 매장엔 8개의 CCTV를 달아준다고 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열세인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도 우량점 늘리기나 차별화 제품 제공을 안하는 건 아니다. 당장 내가 일하고 있는 세븐일레븐만 해도 신기한 제품이 많이 보인다. 먼작귀 반숙란이 꽤나 맛있더라… 이마트 24는 일했을 때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제품이 꽤나 인기가 많았던 기억도 나고, 이마트가 의무휴업으로 열지 않을 때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기억이 있다. 마치 작은 마트 같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편의점은 상당히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거 같다. 나는 솔직히 세븐일레븐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CU를 가장 많이 간다. 제품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짱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품을 구경하러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지금 편의점 산업에서 보이고 있는 우량점 늘리기, PB제품을 출시하는 것 역시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브랜드 충성도 상승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
만일 편의점 산업의 브랜드 충성도가 낮았더라면 배달 어플리케이션들 처럼 할인 쿠폰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자신들의 편의점을 사용하게끔 만드는 ‘출혈 경쟁’을 보였을 것이다.
물론 어플리케이션에서 할인 쿠폰을 제공해주긴 하지만 배달앱이나 숙박앱과는 결이 다르다.
숙박 앱이나 배달 앱은 ‘어플리케이션’이 서비스이자 제품 그 자체인 반면 편의점은 ‘오프라인 매장’과 ‘그곳에서 파는 제품’이 주가 되며 어플리케이션은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의점 업체들은 주가 되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것, 우량점을 늘리는 것, 그리고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열중하는 것이다.
아직 편의점으로 얘기할게 산더미 같이 많다. 요즘 편의점 업체에서 무조건적으로 운영중인 ‘어플리케이션’이라든지, 최근 CU와 컬리가 손을 잡고 선보인 컬리 편의점이라든지..
근데 그러면 글이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어플리케이션 얘기는 내일 적어야겠다. 2부에서 돌아오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