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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사 Jul 05. 2019

<보라보라 신혼여행> 삼시세끼 다 먹으면 60만 원?

보라보라, 살인적인 물가에서 살아남는 법

개인적으로 '호텔 조식' 참 좋아한다. 랜덤박스 푸는 기분이랄까.


'호텔'이라 콕 집어 지칭했지만 호텔이 아니더라도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조식 말이다. 이 조식이 왜 매력적이냐 하면 그 나라 이 도시의 특색은 물론 숙소의 성급 별로 메뉴와 음식 수준이 각양각색이라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다. 좀 오버하자면 그 숙소의 정체성까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오늘 조식은 어떨까?'라는 두근거림으로 박스를 풀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편은 '조식은 현지식이지!'라는 여행 취향을 지녔는데 이번 신혼여행 이후로 호텔 조식을 찾게 됐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보라보라 펄 비치에서의 아침식사.


보라보라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다. 이유는 관광업이 주요 수입원인 이 외딴섬은 대부분의 물자를 수입해 오기 때문. 처음 보라보라 정보를 검색할 때 '섬이 너무 아름다워 컵라면만 먹어도 와이프가 만족한다'는 재미있는 글도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매 끼니마다 1인당 10만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둘이서 삼시 세 끼를 모두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해결하려면 하루에 족히 60만 원은 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조식을 많이, 정말 많이 먹는 것. 아침 겸 점심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 저녁까지 버틸 수 있다. 중간에 배가 고프더라도 간단히 과자를 먹거나 라면을 먹으면 된다. 그래서 보라보라에 머문 5일 중 3일 저녁은 레스토랑에서 먹었지만 나머지는 한국에서 공수해온 컵라면, 햇반 등으로 일군 '한식의 날'로 채웠다.


1. 아침   


호텔 조식은 대부분 뷔페식. 아침에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으면 직원이 다가와 차는 어떤 것으로 할지 묻는다. 나는 보통 카푸치노 한 잔을 시킨다. 그러고서는 접시에 그득 신선한 샐러드와 빵을 담고, 에그 베네딕트 혹은 스크램블 등 계란 요리를 주문한다. 호텔 중에 써니사이드업 등 간단한 계란 요리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에그 베네딕트 등 좀 까다로운 계란 요리에는 추가 요금이 붙기도 하는데 보라보라 펄 비치와 인터콘티넨탈 탈라소는 모든 서비스가 조식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가.


아침에 카푸치노와 크로와상은 행복을 가져다준다. 보라보라 펄 비치의 빵과 커피는 상당히 맛있다.


그래서 그 동네 대식가로 거듭났다.


보라보라는 앞서 언급했듯이 프랑스 령이다. 그래서인지 빵이 참 맛있다. 해산물도 싱싱한 편. 열대과일도 다양하게 제공되는데 이를 이용해서 만든 수제잼이 요물이다. 그중 구아바 잼은 일품. 다양한 잼을 토스트 기에 따끈하게 구운 빵에 발라 한 입 먹은 후 커피를 마시면 행복이 밀려온다. 거기에 오믈렛과 싱싱한 샐러드, 각종 해산물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게 세 접시 이상 먹는다.


☺ 보라보라 펄 비치 vs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조식 비교

 

조식만 비교하자면 펄 비치가 더 맛있다. 일단 빵, 커피 등 기본 메뉴의 질이 더 좋다. 물론 탈라소는 음식 종류가 더 많지만 '맛' 만으로는 펄 비치가 우수했다.

보라보라 펄 비치에서 즐긴 아침.


탈라소에는 과일이나 채소를 직접 갈아 마실 수 있는 기계가 있었고, 치즈나 살라미 종류도 훨씬 많았지만 맛은 평범했다. 메뉴도 매일 같은 것으로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보는 재미가 반감되기도 했다.


인터콘티넨탈 탈라소에서의 아침. 커피도 원하는 만큼 계속 시킬 수 있다.


반면 보라보라 펄 비치는 매일 조금씩 다른 메뉴를 준비해줬는데 어느 날은 생선회가 있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닭고기나 소고기 요리가 있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평은 개인적인 취향의 결과다.


2. 점심


점심과 저녁 중 한 끼는 가져온 컵라면 등 레트로 식품으로 때웠다. 20kg 캐리어 중 한 개는 거의 한식으로 꽉꽉 채웠는데 라면, 콩국수 라면, 비빔라면, 김치, 김, 깻잎, 스팸 등 다양한 식품이 자리했다. 이렇게 공수해온 한식은 근사한 한 끼를 제공했다.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방갈로에서 먹은 점심과 저녁. 에멜랄드 바다에서 먹는 비빔면은 꿀맛이다.

우리는 휴대용 라면 전기포트도 가져갔는데 여기에 라면을 끓인 후 스팸, 김치를 넣고 먹으면 꿀맛이었다.  


3. 저녁


남편이 다리를 다쳤기에 우리는 주로 리조트 내의 레스토랑을 이용했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은 프랑스 요리를 다루거나 전통 폴리네시아 음식을 주로 제공했다.


☺보라보라 펄 비치 레스토랑


보라보라 펄 비치 내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레스토랑이 있다. 하나는 조식을 먹기도 하는 뷔페식 식당 Tevairoa Restaurant, 다른 하나는 스시 레스토랑인 Taurearea Sushi Bar, 나머지는 바와 레스토랑을 겸용으로 이용하는 Miki Miki Bar & Grill이다.


처음 보라보라를 도착하는 날 우리는 뷔페식 레스토랑인 테바 이로아 레스토랑 (Tevairoa Restaurant)에서 저녁을 즐겼다. 메뉴는 조식을 업그레이드해놓은 수준. 쇠고기, 닭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신선한 회, 생선구이 등이 있었고, 빵과 케이크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저녁식사에는 타히티 전통 춤 공연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무척 신명 났다.


식사 중  공연된 타이티 전통 춤. 요일마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다른데 운 좋게 우리는 첫날부터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매일 조식을 즐기기도 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이국적인 모습.


그다음 날 저녁은  미키 미키 바(Miki Miki Bar & Grill)를 이용했다. 미키 미키 바는 햄버거, 파스타, 브런치 메뉴 등을 가볍게 파는 곳. 크림 파스타 하나와 피자를 시켰는데 둘 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는 그 맛. 충분히 맛있었다. 특히 노을이 멋져 해지기 전에 자리를 잡고 타히티 전통 음악을 들으며 밤까지 분위기를 즐겼다.


오테마누산이 바로 앞에서 보였는데 일몰이 장관이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저 구름 색깔은 필터 하나 없이 아름답다.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레스토랑


인터콘티넨탈 탈라소는 좀 더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다. 바닷가에 있는 Sands Restaurant과 조식을 먹었던 Reef Restaurant. 로맨틱한 분위기의  Le Corail Restauran과 칵테일을 주로 파는 Bubbles Bar, 오테마누 산 뷰를 즐길 수 있는 Sands Bar 등이 있다.   


우리는 바닷가에 있는 샌즈 레스토랑(Sands Restaurant)과 이와 붙어 있는 샌즈 바(Sands Bar)를 이용했다.


샌즈 레스토랑은 프랑스 요리를 주로 선사하는 곳. 다양한 생선 스테이크와 쇠고기 스테이크, 프랑스 와인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맛은 모두 매우 훌륭했다. 저녁 8시쯤 가서 깜깜한 해변 밖에 볼 수 없었지만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보라보라에서 간 레스토랑 중 맛은 일등.


우아한 분위기의 샌즈 레스토랑.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역시 요일마다 오픈하는 레스토랑이 다르다.


샌즈 바는 탈라소 내 수영장을 이용한 후 선베드에 누웠는데 목이 말라 이용한 곳이다. 남편은 모히토를, 나는 코코넛 음료를 시켰는데 모두 시원하고 청량감이 좋았다. 물론 가격은 착하지 않다.


탈라소 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후 오테마누 산을 보며 먹는 모히또와 코코넛 음료.




☺타히티에서 마트 이용하기


타히티 본섬에는 다양한 마트가 있다. 타히티 공항 앞에도 마트가 있고, 대형마트인 까르푸(Carrefour) 역시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타히티 공항 앞에 위치한 마트(왼쪽)와 대형 마트인 카르푸. 카르푸는 대형쇼핑센터 내에 위치해 있어 쇼핑하기에도 좋다.

타히티 내 마트에 가면 보라보라에서 과자나 음료 물 등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특히 까르푸에는 즉석에서 빵을 골라 파니니를 만들어주는 곳이 있는데 이 집 파니니 참 맛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기에 먹어 본 파니니(왼쪽). 단순해 보이지만 쫀득한 빵과 치즈와 햄의 조화가 일품. 두 개나 사먹었다. 타히티 과자. 치토스와 비슷한 맛. 조금 더 짜다.

이밖에도 냉동한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팔거나 다양한 열대과일 등 타히티 현지인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하나노 맥주, 티아레 오일 등 기념품을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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