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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사 Jul 10. 2019

<보라보라 신혼여행> 4성급 리조트도 좋아

 다시 와도 보라보라 펄 비치로

여행 시 숙소 고르는 일은 내게 꽤 중요하다. 잠시 머무는 집을 고르는 일이랄까. 그래서 숙소가 마음에 들면 머문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숙소를 '집'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제 집에 가자"라고.


집은 편안해야 푹 쉴 수 있지 않는가. 세상의 모든 공격에서 차단된, 포근한 공간에서 특유의 집 냄새에 취해 대자로 누우면 쌓였던 찌든 피로가 풀린다. 개인적으로 집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오래된 쓰레기 냄새가 역하게 올라오기도 하고 너저분한 빨래가 뒹굴 거리기도 한다. 이걸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피곤하다.


'호캉스'가 유행하는 이유도 세련된 가구 배치, 깨끗한 침대보, 안락한 침대가 주는 편안함에서 오는 만족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낯선 공간에서 역설적으로 최고의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숙소가 여행자의 마음에 들어야지만 여행의 질이 높아지며 기분까지 내내 좋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좋은 숙소의 조건은 무엇일까?



각자 취향에 따라 따라 교통이 편리해야 할 수도 있고 전망이 중요할 수도 있으며 고급 시설을 필두로 침대가 탄탄해야 할지도 모른다. 가격이 무조건 저렴한 게 최고인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조건의 전제는 '여행자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 여행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러 갔는데 숙소가 여행자의 기분을 잡치면 큰일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라보라 펄 비치 리조트 앤 스파(Bora Bora Pearl Beach Resort & Spa)는 무척 훌륭한 숙소였다. 물론 보통 신혼여행에서 택하는 5성급 리조트에 비해 시설이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여행자를 행복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보라보라 펄 비치 비치 전망 숙소 전경.


1.  위치 (5점/5점)

 

보라보라 펄 비치는 보라보라 섬 북서 쪽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에 위치한 보라보라 공항에서 수상보트로 약 30분 거리의 위치. 펄 비치 리셉션에 사전 요청을 하면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직원이 데리러 오기에 별 무리 없이 펄 비치로 입성할 수 있다.


붉은색으로 모투 무트라고 쓰인 곳이 공항이다. 이곳에서 수상보트를 타고 펄 비치로 이동한다. 보라보라 내에서는 대부분 수상보트를 통해 이동한다.

리조트에 도착하면 직원은 리셉션으로 안내한다. 여기에서 간단한 숙박부를 작성한 후 방에 들어갈 수 있다.


보라보라 펄 비치 리셉션. 웰컴 드링크로 강렬한 태영 빛 아래에서 지친 목을 추길 수 있었다.

우리는 보라보라 펄 비치 숙소 중 '해변 전망(Otemanu View Beach Suite with Hot Tub)' 택했다.


보라보라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숙소가 있다. 오버워터(Over water)와 비치(Beach) 타입. 쉽게 말하면 숙소가 바다 위에 있는지 아니면 해변에 있는지의 차이다. 우리가 택한 해변 전망 숙소는 비치 타입 숙소이며 그중에서도 오 테마누 산(Mt. Otemanu)과 해변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Otemanu View Beach Suite with Hot Tub 숙소에서 본 전망.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보통 오 테마 누가 얼마나 숙소에서 보이는가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신혼여행임을 강조하며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사전에 메일을 통해 요청해서 인지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숙소로 배정됐다. 이로 인해 큰 창에 걸려 있는 일출과 일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2. 시설(4점/5점)


보라보라 펄 비치가 해변의 아름다운 가든(Garden) 콘셉트로 꾸며진 리조트여서 숙소 역시 숲 속의 방갈로 느낌으로 지어져 있다. 방갈로에 들어가면 왼편에는 조그마한 수영장이 있고 그 옆에는 씻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를지나 방으로 들어가면 침대가 떡하니 자리 잡아 있고 그 앞에는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는데 푹신한 소파와 작은 테이블이 있어 보라보라 해변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방갈로 중앙에는 커다란 야자수 나무가 있다. 수건이 걸려져 있는 곳이 샤워장. 그 왼편에 화장실이 있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딱 알맞은 수영장. 따뜻한 물은 나오진 않았지만 마사지 기능으로  뽀글뽀글한 기포가 나왔다.
이 발코니에서 보는 보라보라 해변과 오 테마누 산 전경이 가히 예술이다.

시설 자체는 오래된 편이다. 집이 목조(대나무 등)로 지어져 있는데 잎을 엮은 지붕은 오래돼 벌어진 틈 사이로 모기 등 벌레가 들어왔다. 조그마한 냉장고도 힘이 달려서 인지 기능이 좋지 않아 음료가 차가워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침대도 살짝 꺼져 있어 완벽한 편안함을 주진 않았다. 천장에 하얀 모기장이 달려 있었는데 밤에는 그게 참 무서웠다. 앞에 딸려있는 수영장은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서 밤이 되면 되레 추웠다. 또 야외라서 그런지 나뭇잎 등이 떠다니기도. 그래도 밤에 음악을 튼 후 작은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별을 감상하는 것은 꽤나 낭만적인 일이라 안에 우리는 나뭇잎을 치우고 따뜻한 물을 커피포트에 받아 수영장에 부어 이용했다.

보라보라는 밤에 불을 끄면 불빛 하나 없이 칠흑같이 어둡다. 그래서 둥둥 떠 다니는 모기장이 유령처럼 보여 무서웠다.


3. 식당(4.5점/5점)


앞서 언급했듯 보라보라 펄 비치의 조식은 매우 훌륭하다. 리조트 내 세 개의 레스토랑 중  두 곳을 이용했는데 맛이 모두 훌륭했다. 위치도 숙소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이용이 편리했다.


보라보라 펄 비치 내 레스토랑 겸 바인 버블바에서 본 전경. 수영장에서 노는 사람들 뒤로 보이는 일몰이 예술이다.


☺ 리조트 내 식당 정보 : https://brunch.co.kr/@minia01/11


4. 친절함(5점/5점)  


너무나도 친절하다. 숙소 앞에는 스노클링 장비 등을 빌려주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지나가면 늘 “Iorana(요라나/타히티어로 안녕이라는 뜻)”라고 인사했고, 언제나 우리가 잘 지내는지 기분을 살펴줬다. 또한 내가 휠체어를 밀고 있으면 너도 나도 밀어주겠다고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들의 친절함과 여유 덕에 머무는 내내 몸과 마음이 편했다.  

 

5. 총평 (4.6/5점)  


또다시 보라보라를 방문하게 된다면 보라보라 펄 비치에 머물 것 같다.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에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최고의 경관, 편안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 특히 바다가 무척 아름답다. 최고의 바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성급 리조트이기 때문에 보라보라 내 5성급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낮은 편이다. 물론 오버워터의 경우에는 1박에 100만 원을 넘고 비치 타입 역시 1박에 40만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보라보라 물가 대비 꽤나 좋은 시설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시설이 다른 5성급 리조트에 비해 낙후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름다운 빛깔의 오테마누 전경의 하늘과 바다를 즐길 수 있기에 머무는 내내 행복했다. 전체 분위기가 자연 친화적이라 인위적인 화려함에 주눅 들지 않게 하는 것도 이곳의 장점. 특히 한국이들이 많은 곳이 싫다면 더없이 좋은 숙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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