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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사 Jun 26. 2019

<보라보라 신혼여행> 자유? 여행사? 그것이 문제로다

여행사 No! 자유여행 택하다

'결혼 준비'하면 탁 떠오르는 삼총사가 있다. 바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메이크업, 웨딩드레스를 말한다). 이 삼총사와 예식장 예약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해 남편은 내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했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야"라면서.



그래서 신혼여행만큼은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따랐다.  


남편은 여행가(Traveler)다. 물론 직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공대생 출신들이 으레 그렇듯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참 여행을 다닐 땐 연구원 신분으로 스위스에 갔을 때도 서유럽과 동유럽 구석구석을 다녔고 이후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남유럽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지를 순방하기도 했다.



남편은 탐험가다. 결혼 전 데이트할 때 가끔 남들이 잘 가지 않은 길로 나를 이끌곤 했다. 겁쟁이에 소심한 성격의 나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면모에 반하곤 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 정신이 풍부한 것이 매력적인 남자다.


친구들 사이에서 '오지 전문 여행가'라고도 불리는 남편이 꾸리는 여행이 패키지여행 일리는 만무했다. 해보고 나니, 남태평양 한가운데에 뚝 위치한 보라보라로 자유여행을 간다는 것은 어느 정도 모험이며 장점과 단점 역시 뚜렷했다.



먼저 단점은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모두 준비해야 한 다는 점이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터져 나올 때나 정보가 부족할 때 등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운 적이 있었다. 이메일로 예약을 변경하거나 확정 지어야 했고 급하면 통화해야 하기도 했다. 시차 19시간을 아슬아슬하게 맞춰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는데 이들의 일하는 성향이 우리나라처럼 ‘빨리빨리’가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처리된 건가라는 의문에 초조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한 프랑스령인 보라보라의 현지 직원들의 영어 소통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기에 서로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기도 했다.  


보라보라펄비치 리셉션과 주고 받았던 메일의 흔적.


당시 남편은 야근이 빈번했고 주말에도 출근했을 때라 혼자서 끙끙 앓기도 했지만 이러한 변수가 때때로 재밌기도 했다. 또 직접 준비해서 인지 기억에 더 많이 남는다. 즉 성향에 따라 재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힘든 시련으로 닥쳐올 수도 있는 문제다.


장점은 비용절감과 입맛에 맞게 여행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보라보라 펄 비치(Bora Bora Pearl Beach Resort & Spa)에서 3박, 그리고 인터콘티넨탈 탈라소(InterContinental Bora Bora Resort & Thalasso Spa)에서 2박(타히티 2박 제외)을 묵고 싶었는데 처음 여행사에 알아봤을 때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런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이다. 비용 역시 여행사를 대동하면 원치 않은 프로그램들이 추가돼 예산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자유여행에서는 과감히 삭제가 가능했다.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다.


우리가 묵었던  보라보라 펄 비치  숙소. 바로 앞에 눈부신 해변이 펼쳐져 있다. 특히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일출이 예술이다.
내 로망이 었던 오버워터 방갈로에서 묵었던 인터콘티넨탈 탈라소. 물 위에서 숙소가 위치해 있어 바닥이 뚫려진 창으로 물고기가 보였다.

사람에 따라 위에 언급한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고, 또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본인들의 성향에 맞게 신혼여행을 자유여행으로 할지 여행사를 대동할지를 택하면 된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비용이 꼭 크게 절감만 되는 것이 아니고,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행위 자체가 결혼 준비로 정신없을 때에는 버거운 일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돈은 좀 들고 손해 볼 수 있더라도 쉽고 편하게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여행사를 통한 신혼여행을, 정보를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내 입맛에 맞게 움직이고 싶다면 자유여행을 택하면 된다.   


모두 다 선택사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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