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by 미니작업실

밖을 나가보면 떠들썩한 분위기가 한참이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모든 길거리나 상점들은 더더욱 열과 성을 다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한다. 크리스마스, 트리 꾸미기, 연말, 새해, 눈, 여행 등등 꼭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시끌시끌한 분위기다.

티브이 속 정세는 이리저리 서로 다른 의미로 시끌시끌하지만 그분들을 제외한 다른 곳은 대체로 들떠있다. 동, 식물들도 바쁜 마무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생존의 촉각을 세워야 이번 겨울을 보다 따뜻하게 보내고 다음의 봄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 이번 해까지의 삶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씨앗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존재보다 여러 해 살이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맘때쯤 생각이 부산할 것이다. 삶과 죽음, 시작과 끝의 개념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시간을 매우 의미롭게 보내고 싶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것을 잠잠하게 두고 나 자신의 시작점을 만들어두는 것이 요즘의 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물건 정리하는 것처럼 나의 생각, 감정을 점점 고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서사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두고 비워두는 것이 지금 시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뭔가를 사서 적극적으로 채우거나 자극을 통해 얻은 감동을 쫓는 게 아니라 천천히 자기다움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는 좀 더 나 자신에게 귀 기울였는지, 내년에는 나는 어떤 나로 살고 싶은지 진지하게 물어볼 때이다. 떠오르는 것을 적어도 좋고 떠오르지 않아도 그 자체로 비워둬도 좋다.


저마다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며 누군가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혼자 고요히 있을 수 있는 순간.

잠들기 전도 좋다.


그때만큼은 나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그 시간, '고요한 밤'을 선물해 보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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