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오페라<브람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호텔인 통일신라 호텔도 보인다. 공연 보러 가는데 호텔이 무슨 상관이냐 싶겠지만 길 잃었을 때 이정표가 되니 고마운 존재다.
창작 작품이라 저작권이 중요해서인지 공연 시작 전에 촬영 금지를 귀와 눈에 너트가 박히도록 안내한다. 그러니 찍지 말라면 찍지 말자.
예당 음악당과 달리 영화관처럼 시작 전 비상대피경로 설명 영상이 상영된다. 설마 뭔 일 나겠어 싶지만 십몇 년 전 예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 중 무대에 불난 사고만 봐도 안전불감증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게 좋겠다.
대략적인 구조는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계단에 천당 같은 합창단 단상, 구석에서 나갔다 들어갔다 하는 업라이트 피아노였다. 연극적인 요소가 중요하면 아쉬워하겠지만 지휘자 보러 오페라 오는 팬이나 음악 들으러 오는 클덕에겐 오 좋은데스러운 구성이다.(그게 누구라고는 말 안 했다)
공연 주제는 죽어도 못 보내 by 브선생님 이다. 클라라쌤이 이 세상과 작별했다는 소식을 들은 브선생님은 슈선생님 부부의 우수 제자였던 과거부터 쭉 회상하며 짝사랑을 되새김질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그런데 왜 말년의 브선생님이 소싯적 브선생님마냥 단발머리 무수염으로 나왔는진 의문이다. 한국인들이 수염 덥수룩 캐릭터를 싫어해서 그런가? 보너스로 소싯적 브선생님 역은 리얼 피아니스트가 맡아서 라이브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지만 대사는 하나도 없었다.
작품의 구조는 고전 오페라와 달리 파격적이었다. 아리아, 레치타티보에 디베르티스망(발레에서 스토리와 관련 없는 관객 잠깨기용 장면)이 추가된 모습이었다. 아리아와 레치타티보는 순수 창작이지만 브선생님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디베르티스망에서는 클알못도 한 번쯤은 들은 브선생님과 로베르트쌤의 곡이 나와 눈꺼풀 열림 현상을 유도했다. 보너스로 합창 씬도 웅장한 성량으로 눈꺼풀 열림 현상에 일조했다. 현대에 제작된 작품답게 뮤지컬스러운 요소도 버무려졌다. 브선생님이 관객석 복도로 등장하는가 하면 레치타티보는 한국말이라 살짝 웃겼다ㅋㅋ
커튼콜 때 로베르트쌤 인사할 때 박수소리가 제일 컸다. 제자들 많이 오셨군요 선생님.....(그나저나 누가 여자경쌤 좀 끌고 나와주시지ㅠ 눈에 안 띄어서 좀 속상했다)
헌정- 슈선생님 부부의 행복했던 시절 회상 장면
브선생님 자장가- 로베르트쌤이 저 세상으로 떠났을 때 클라라쌤이 부름
아이슬란드 러시아 스위스 스웨덴 우크라이나 핀란드 헝가리 무곡 5번- 클라라쌤과 브선생님이 우정을 쌓던 시절(성진 오빠와 스승님의 포핸즈가 생각나서 속으로 피식함)
인터메조- 홀로 남은 브선생님의 내면 표현(이 장면이 끝인지는 몰랐지....갑분커튼콜 나와서 띠용)
공연 전 궁예했던 브선생님 레퍼토리들이 거의 다 나왔지만 내심 기대했던 브피협은 안 나왔다. 그 긴 곡을 어떻게 집어넣겠니ㅡㅡ
공연 끝나고 여자경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애 6인사도부터 영접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최애님과 만날 줄이야.... 실제로 뵈니 어버버 모드가 되어 집에 가서 자괴감이 든 건 안비밀이다. 이러다 성진오빠 앞에선 어쩌려고 그래?;;
사진 찍어주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덧) 쇼선생님 오페라도 출시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