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 +day1 : 요키소 (양휘장)
요키소 (양휘장)
Yokiso
2023. 4. 30
서양식 골조에 약간의 일본 감성을 더한 근대식 건물. 나고야 부호의 별장 ‘요키소’는 부촌 안에 조성된 공간 다운 기품이 흘렀다. 돌기둥의 포치로 장식한 입구를 지나 로비에 들어서면 중후한 멋의 인테리어가 손님을 맞이한다.
별장의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공간과, 잠시 쉴 틈을 내어주는 창가의 소파 자리. 연회를 열 만한 규모의 다이닝룸을 겸비한 1층은 접객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2층에 오르면 다양한 방을 접할 수 있는데, 용도에 따라 공간이 여러 칸으로 나뉘었다.
포치 위층에 해당하는 방은 별장에서 가장 경치가 좋았다. 출입문을 제외한 3면이 창으로 둘러싸여 정원을 내다볼 수 있었다. 용도는 서재였고, 올리브 색의 타일을 격자식으로 깔아둔 바닥 위로 비슷한 톤의 원목 의자와 테이블이 마주 보고 놓였다. 여기 앉아 책을 펼치고 사색에 잠기면 어떤 영감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동그란 창에 시선이 가는 접객실, 그 어떤 방보다 장식적인 침실의 문턱을 넘었다. 복도를 거쳐 건물 반대편으로 나아가니 일본 양식의 드레스룸이 나타났다. 다홍색으로 칠한 벽과 다다미가 깔린 방은 안주인의 자취가 느껴졌다. 미닫이 옷장에 달린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돌아보며 꽃단장을 마쳤을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 얼굴도 요키소의 거울에 띄워 보았다. 집을 떠나오면서 헝클어진 머리칼을 가다듬자 바깥을 나설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