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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Jul 23. 2015

뉴델리 분위기 익히기 대작전

2006. 인도 ::: 뉴델리

                                                                                                               

#1. 뉴델리 분위기 익히기 대작전 - 미니양


 도착 첫 날, 나름 공포스러웠던 카트라이더 경험을 한 후에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버렸다.

밝을 때 다시 본 빠하르간지는 어젯밤과의 다른 모습이었다. 어제는 그저 무섭고, 뭔가를 봤긴 봤겠지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아침의 빠하르간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곳이었다. 아직은 인도의 분위기에 적응은 덜 됐지만  첫 날의 무서움보다는 덜 했다.


 괜찮아 보이는 옥상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환전을 했고, 집에 전화를 했다. 집에서 걱정할 엄마, 아빠에게 나의 안부를 전했다. 물론 카트라이더 경험과 공포스러웠단 말은 빼고, 그저 잘 도착했고 괜찮다는 이야기만. 다 이야기하면 걱정하실 게 분명하니까. 어릴 적엔 뭐든지 엄마에게 다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하얀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몰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됐었던 어릴 적이 가끔 그리워질 때가 있지만 난 이미 성인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난 그냥 걸었다. 우선은 델리의 분위기를 조금 익혀보고 싶었다. 걷다 보니, 코넛 플레이스에서 인디아 게이트까지 걸어버렸다. 거리는 약 3km. 걸을 수 있는 거리였지만, 날씨가 더워서 꽤나 힘들었다. 어찌나 멀게 느껴지던지. 뉴델리에서의 둘째 날은 분위기를 익히는 것으로 만족했다. 인도스럽게 치마도 하나 사 입고, 과일도 먹고. 이렇게 조금씩 난 인도의 분위기에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 공원 호수에서 수영하는 귀여운 녀석들 :::





#2. 인도에서는 사기를 조심해야 해 - 미니양


 한국에서 가져간 가이드북에는 인도에서는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말 걸어오는 사람도 조심하고, 너무 친절하게 구는 사람도 조심하라고.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녀야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떤 한 남자를 만났고, 델리 관광청 사무소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들어갔다.


 이런 저런 여행 스케줄에 대해 말하다 보니, 어느새 난 기차표, 호텔 등을 예약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약증은 오후 늦게 우리 숙소로 가져다 준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만족스럽게 사무실을 나왔는데, 그 순간 아차! 싶었다. '혹시 나  사기당한 건가? 이렇게 난 돈을 날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든 생각이 너무 큰 액수를 지출하고야 말았다는 것. 그 때는 내가 잠시 미쳤었나 보다. 이미 돈은 지불해버렸고, 예약증을 받지 못한다면 난 돈을 고스란히 날리는 것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약속시간까지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렸다. 약속시간은 하염없이 지났고, '사기를 당한 것이구나' 생각할 즈음 사무실 직원이라는 사람이 예약증을 가지고 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뒤에 오는 생각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여행은 어떻게 할까라는 것.


 앞으로의 인도 여행 괜찮겠지?


                       

::: 정신없는 인도에서의 하루였지만, 그래도 탈리는 맛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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