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양으로부터 :::
나의 삶을 보며 가끔 주위 친구들은 말한다.
'멋있어. 부러워.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라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여행 경험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그런 말들을 듣는 것이 기분이 좋았었다. 뭔가 삶을 잘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후훗 난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있어.' 하며 우쭐했다고나 할까?
여행 경험이 그 때보다 훨씬 많아지고, 인생의 내용이 확 바뀌어져 버린 지금은 그런 말을 들을 때 이런 대답을 한다.
멋있을 게 뭐 있어?
사실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기엔 그저 멋있고,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여유만 생기면 배낭을 싸는 것 같고, 프리랜서라 마냥 자유롭고 여유로울 것 같고... 하지만 실생활은 멋있지도, 부럽지도 않다. 여행을 갈 때마다 맡았던 일들을 모두 접어야 하고, 여행을 다녀오면 다시 새 일을 맡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배낭을 싸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나라고 돈이 우물처럼 계속 샘솟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가려면 우선 단 얼마라도 벌어야 갈 수 있는 것이니까.
여행을 할 때 돈을 적게 쓰고, 평소에 쓰는 돈을 아낀다고 해서 여행 가는 경비가 모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기본 여행경비를 벌어야 가능한 일이다. 내가 프리랜서로 유명하다면, 서로 다투어 일거리를 던져주겠지만 영세 프리랜서인 내게 그것은 꿈같은 일인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결국 난 백조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고고해 보이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수면 밑을 들여다 보면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쉼 없이 노력하고 있는 백조를 닮은 것 같다고나 할까? 나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가끔은 가라앉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싫을 때도 있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최대한 후회 없이 즐겨보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내 삶의 고단함을 알기에, 나처럼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런 삶을 함부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타인에게 삶의 방식을 추천하는 것 자체가 좋아 보이지도 않고. 어차피 본인에게 할당된 본인의 인생이기에 최종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겠지만, 겉으로 보기에 여유 있는 삶으로 보인다고 해서 그 반대편의 어두움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안정된 삶을 사는 것이 더 행복할 수도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무조건 다 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상황에 맞는 즐기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인생의 탈출구라던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