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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Sep 04. 2020

기다림의 시간은 힘듭니다

집콕 중 넋두리

 코로나는 진정세로 접어들 줄 모르고 출구를 알 수 없는 터널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한국에 돌아온지 6개월째 접어드는 요즘, 슬슬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최근 몇 년동안 6개월 동안이나 여행을 가지않고 있어본 적이 없었다.

6개월이면 벌써 1번 이상은 배낭을 싸고 풀었을 기간인데, 여행은 커녕 집 밖으로 나가기 힘든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집에 있으면서 매일 여행사진만 들여다보고, 여행추억들을 떠올리며 버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힘든 시간이다.


 처음 리스본에서 돌아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집 안에 오래 머물지는 몰랐다.

어느정도 안정되고 있어보였기 때문에, 국내여행이라도 다닐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또다시 몇백명 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제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원망스러운 사람들은 분명히 많이 떠오르지만 언급하지 않겠다.)


 친구들도 못 만나는데 대체 여행을 갈 수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올라오지만, 그래도 백신이 나오면 갈 수 있을거야 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중이다. 이 기다림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알 수 없어 힘들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얌전히 기다리는 것 밖에 없으니까.

묵묵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다보면 언젠가 배낭을 메고 떠날 날이 오지 않을까?

배낭을 메고 떠나는 날, '그땐 이렇게 떠날 수 있을지 생각도 못했어. 참 힘들었지'라고 웃으며 회상해야지.


그 날이 조금은 빨리 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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