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인도 여행을 떠올리며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한 웹툰작가가 인도 여행을 하는 모습이 방송된 모양이다.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은 없지만 기사들로 접하게 되면서, 문득 나의 인도 여행이 떠올랐다. 무려 17년 전 여행. 평소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가만히 떠올려보면 그 인도 여행으로 이후의 내 인생 방향을 결정하게 되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인도에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고, 막연하게 인도에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떠났던 그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무엇보다도 도쿄를 거쳐 뉴델리 공항에 내려 처음 본 문구가 잊혀지지 않는다.
인크레더블 인디아!(Incredible India!)
처음에는 그저 관광 홍보 문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나서 도쿄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보게 된 그 문구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인도를 제대로 표현한 최고의 문구라는 생각도 함께. (아직도 뉴델리 공항에 있으려나?)
인도에서 다행스럽게도 크게 고생한 기억도, 크게 사기를 당한 기억도 없다. (물론 자잘한 고생이나 사기 같은 것들은 많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인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등등 평소 일상을 살면서 결코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그런 생각들을 원 없이 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인생에 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 때 했던 생각들을 시작으로 스스로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내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정하게 된 것 같다. 그 연장선 위에서 지금도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고 생각해 봐도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뭐랄까... 이제는 그냥 나의 길을 걸어갈 뿐.
17년 전, 어린 나이에 경험한 인도는 지금 생각해봐도 확실히 다른 여행지와는 차원이 다른 레벨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때나 지금이나 인도 여행을 간다고 하면, 여전히 '인도는 괜찮냐?', '인도는 왜 가냐, 다른 곳을 가지.' 등등의 질문을 듣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인도 여행을 여행자에게 있어 최고 난이도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언젠가 꼭 다녀와야 할 필수 여행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행의 경험이 많이 쌓인 지금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잘 다녀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일상의 스트레스로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도 여행에서 자주 들었던 말을 떠올리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인도에서 사기를 칠 때도, 7시간 넘게 기차가 연착되었을 때도, 지프차에 20명 넘게 타야 할 때도 항상 그들이 나에게 했던 바로 그 말.
No Prob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