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가성비가 좋은 식당을 찾는다면?

충북 청주 <아지트>

청주에 가면 뭘 먹어볼까 생각하다 미리 식당을 찾아봤다. 평소였다면 그냥 적당히 사람이 많은 곳에 들어갔겠지만 이번에는 커다란 짐이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짐이 있으니 서울을 오가는 터미널과도 가까우면 좋겠고, 요즘 먹고 싶은 음식에, 맛도 있었으면 좋겠고, 짐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찾은 곳이 어느 한 중국집이었다. 서울로 올라오는 터미널에서 5-10분 정도 떨어져 있었고 사진을 봤을때 내부도 그리 좁지 않아서 캐리어를 두기에도 적당해 보였으며, 무엇보다도 요즘 중국요리가 땡겼던 참이었다. 청주에 가면 이 곳에서 식사를 하리라 마음을 먹었지만 역시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캐리어를 끌고 식당을 찾아 갔을 때에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휴무일인건지 브레이크 타임이었는지 임시로 쉬는건지 왜 닫혀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문이 닫혀 있으니 당연히 먹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 끝에 터미널 근처 어딘가를 찾기 시작했고 청주대 터미널 옆 작은 골목에 <아지트>라는 식당을 발견했다. 전시 작품을 설치하고 미술관까지 보고 난 후라 많이 지친 상태에 배도 고파서 뭘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식당 안으로 들어 섰을 때에는 마침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점심시간이 많이 지난 애매한 시간이었다.) 돈까스가 메인이었던 메뉴판에는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고, 그 메뉴들을 조합해서 세트로 판매하고 있었다.

 추천 메뉴였던 등심 돈까스(6,900원)를 시키고 모자랄까봐 모듬튀김(3,000원)도 하나 주문을 했다. 모듬튀김은 치즈볼 대신 김말이 튀김으로 나온다고 했다. 곧 주문했던 음식들이 나왔다. 6,900원이었는데 메뉴 구성은 아주 알찼다. 돈까스 외에 미니 우동이나 소바 중에 선택할 수 있어서 밥, 돈까스와 함께 먹을 수 있었다. 반찬은 먹을만큼 조금씩 나왔는데, 가게 안쪽에 셀프바가 있어서 추가로 가져다 먹을 수가 있으니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돈까스의 간이 아주 약해서 소스나 소금을 듬뿍 찍어서 먹어야 했다는 것과 휴무일이 수, 토, 일요일이라 문 여는 날을 잘 맞춰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 나의 선택 미스인데, 모듬튀김 구성이 고로케, 치즈볼, 감튀였는데 식사로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같이 미친 물가에서 만원도 안하는 돈으로 통살 돈까스 세트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가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

 가게 안은 조용한 분위기에 잘 정돈되어 있어서 식사하기 불편함이 없었고, 화장실도 가게 안에 있어서 버스를 타기 전에 들르기에도 좋았다. 청주대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면 <아지트>에 들러 식사 한 끼 부담스럽지 않게 하면 좋을 곳이었다.

- 아지트

충북 청주시 청원구 직지대로 874-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