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코스타(Kosta)>
아테네에서의 일정은 짧았기 때문에 일부러 시내 한복판에 숙소를 잡았다.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부터 배가 고팠던 우리는 아크로폴리스고 뭐고 간에 일단 뭐라도 먹어야만 했다. 가볍게라도 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숙소 바로 근처에 사람이 바글거리는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식당은 바로 '기로스'를 전문적으로 파는 <코스타(Kosta)>라는 식당이었다.
'기로스'는 그리스의 국민 음식 중의 하나라고 불린다. '피타'라는 빵에 채소와 고기를 올리고 소스를 곁들인 음식으로, 랩 샌드위치처럼 말아서 먹기도 한다. 무려 그리스 국민 음식이라는 '기로스'인데, 더구나 식당 앞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니 배고픈 우리가 어찌 이 가게를 그냥 지나갈 수 있을까?
식당은 매우 협소했다. 하지만 가게 앞 야외에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좌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자리를 잡고 밖에 걸려 있는 메뉴판(가게 안에도 메뉴판이 있다.)에서 메뉴를 고른 다음, 가게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조리가 시작되었다. 음식을 받을 때나 받기 전에 계산을 하게 되었는데, 계속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리하는 중간마다 몇 팀이 함께 계산을 하고는 옹기종기 모여 기다리다가 각자의 음식을 받아가곤 했다. 우리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기로스를 주문하고 음료와 함께 먹기로 했는데, 밀린 주문 때문에 가득 사람들이 모여있는 가게에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주문하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음식은 그래도 금세 만들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우 맛이 있었다. 왜 식당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딱 알겠더라. 피타 빵 자체로도 맛이 있고 안에 재료들도 듬뿍 들어있어서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었다. 심지어 가격도 꽤나 착하다. 개인적으로는 돼지고기보다 소고기 기로스가 더 맛이 있었다. 날씨 좋은 날 야외 좌석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으니 문득 '나 여행을 하고 있구나, 그리스에 와 있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야외 테이블인 만큼 비둘기와 좀도둑은 언제나 조심!)
앞서 소개한 <루쿠마데스> 가게도 가깝기 때문에, 기로스를 먹고 루쿠마데스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될 것 같다. 아테네에 간다면 <코스타스(Kostas)>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 코스타(Kosta)
Pl. Agias Irinis 2, Athina 105 60 그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