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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Oct 05. 2024

'이브릭 커피'라고 들어본 적이 있어?

그리스 아테네 <모카커피(MOKKA COFFEE)>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아주 좋아한다. 뭐 그렇다고 하루에 7-8잔씩 마시는 건 아니고 오전에 1잔, 오후에 1잔 정도? 그마저도 늦게 일어나서 하루 1잔만 마시게 되는 날도 있다. 하지만 그 한두 잔은 될 수 있으면 맛있고 좋은 커피로 마시려고 하는 것이다.


 아테네에서 맞이하는 아침이었다. 오늘은 커피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지도에서 미리 찾아둔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계획성이라곤 거의 없는 P의 성향이지만, 여행 전에 동네마다 카페만큼은 군데 찾아보곤 한다. 이유야 당연히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이다.


 이른 아침 약간은 차갑게 느껴지는 공기를 마시며 카페까지 걸어갔다. 아직은 이른 오전 시간이라서 길거리에는 사람도 많지 않고, 상점들도 아직은 많이 닫혀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찾아가기로 한 카페는 아테네 시내에 있는 <모카커피>라는 이름의 카페로, '이브릭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브릭 커피'는 가장 오래된 커피 추출 도구인 '이브릭'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튀르키예식 커피를 마실때 쓰는 도구로 많이 알려져 다.)



 <모카커피>는 '아테네 중앙시장(Varvakios Central Municipal Market)' 근처에 위치해 있다. 오전 6시에 오픈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라 하더라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다. 카페는 1923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오래되어 보이진 않았지만 충분히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를 보여주고 있었다. 밖에서 테이크아웃을 바로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야외 좌석도 마련되어 있었다.


 카페 안은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고, 다만 몇몇 손님들이 커피를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카페 메뉴는 이브릭 커피를 비롯해서 전세계의 다양한 원두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었다. 이브릭 커피 투샷 한 잔 (3.8유로)과 평소 좋아하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3.9유로)를 골랐다. (내가 갔을 때에는 매장 일부가 리노베이션 중이라서 15% 할인된 가격이었다.)



 주문한 커피들이 나왔다. '이브릭 커피'는 트레이에 예쁘게 세팅되어 '로쿰(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튀르키예 딜라이트)'과 함께, 그리고 원두 커피는 작은 초콜렛과 함께 나왔다. 이브릭 커피는 커피가루에 물을 붓고 뜨거운 모래에 깊숙하게 넣어서 끓이는 방식인데, 한 모금만 마셔도 찐한 향과 맛이 훅 들어와 여전히 졸렸던 눈이 바로 떠지는 듯 했다. 꽤 진해서 투샷이 아니라 원샷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파나마 게이샤도 평소 워낙 좋아하는 원두였어서 만족스럽게 마셨다.


 커피를 마시다가 직원이 다른 손님으로부터 주문이 들어온 이브릭 커피를 만들고 있길래, 가까이에서 구경을 하고 싶었다. 직원에게 사진을 찍고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어서 이브릭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브릭 커피도 마시고 만드는 모습까지 직접 지켜볼 수 있어서, 외국인인 나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다. 카페 직원들이 아주 친절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은 곳이었다. 



- 모카커피 (MOKKA SPECIALTY COFFEE S.A.) 

Athinas 44, Athina 105 51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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