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희 개인전 <기억의 파편>

2025.05.20-24 | 성수 아뜰리에

by 미니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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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희 <기억의 파편>

2025.05.20-24. 10:00-18:00

성수 아뜰리에 (무신사 테라스 3층-성수역 4번출구 연결통로)


<전시 소개>

낯선 풍경은 기억에 각인됩니다. 매일 걷는 길이나 오르내리는 계단의 느낌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행을 떠난 그곳의 낯선 풍경은 발밑으로 느껴지는 감촉마저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풍경은 조금씩 흐려져 갑니다. 하지만 그 장소를 떠올릴 때마다 느끼게 되는 감정은 마치 기억에 새겨진 무늬와도 같아서, 시간이 지나도 감정의 촉감은 그대로입니다. 낯섦에 대한 익숙한 감각이 가진 패턴이 보여주는 이미지, 그것이 이번 전시 <기억의 파편>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전시는 세계 각국의 전통적 패턴과, 그곳의 풍경에 대한 약간은 추상적인 이미지를 결합하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각각의 문화는 고유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거기에는 냄새, 온도와 습도, 들려오는 낯선 언어, 그리고 그곳을 찾아간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제 이것은 공간에 대한 기억과 인상으로 전환됩니다. 각 이미지 속에는 특정한 장소의 시각-이미지뿐만 아니라 문화와 그 속에 존재할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그 아래에 겹겹이 녹아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기억 속 한 장면을 조각내어 흩어내었다가 다시 모아놓은 풍경에 대한 일종의 반추상(semi-abstract)적 작품입니다.


한국전통예술에서 자개가 보여주는 색의 표현은, 감정의 다채로움을 관객이 보는 자리에만 나타나는 빛으로 나타내줄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적 아비투스를 가진 작가가 낯선 풍경을 바라볼 때의 기억과 정동을,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자리에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기억의 파편>은 관람객 각자의 삶의 궤적에 따라, 그리고 지금-여기에서 가지고 있는 감정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의 풍경'을 체험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작품의 표면에 떠오르는 색과 이윽고 잔상으로 남아서 사라지고 있는 빛은 ‘명멸(明滅)’이라는 관념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낯선 무늬가 익숙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라진 듯하지만 풍경에 대한 감정의 잔여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파편화된 조각들 사이의 빈 자리에서, 우리가 각자의 기억을 통해 타자와, 그리고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사유하도록 안내할 것입니다.


- 평론가 조현준

99jun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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