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나이로비까지
꽤 많은 나라들을 여행해 왔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아직 가보지 않은 대륙이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아프리카 대륙! 지구 반대편인 남미 대륙 끝까지 다녀왔음에도, 이상하게 아프리카 여행은 갈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기회가 없었다기보다는 연이 닿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옳은 말일 것 같다. 몇 차례 아프리카로 여행을 계획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아프리카 땅을 밟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꼭 아프리카 땅을 밟아보리라 굳게 마음을 먹고,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했다.
일단 행선지는 케냐로 정했다. 처음에는 세렝게티의 드넓은 초원과 킬리만자로가 궁금해서 탄자니아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탄자니아에 다녀오는 여행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물론 아프리카 어딜 여행해도 경비는 만만치 않게 들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탄자니아 바로 옆 케냐로 들어간 다음에 탄자니아로 이동하는 방법이었다. 정보를 찾고 알아보는 와중에 세렝게티 대초원의 끄트머리가 케냐에 있는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뭐 그렇다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국립공원이든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이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던 것이다.
그렇게 행선지를 케냐로 확정하고, 다음으로는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나이로비에 가는 방법은 방콕을 경유하는 케냐항공으로 들어가거나, 중동을 경유하는 중동의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파리 성수기 기간, 나이로비행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대략 1인당 150-200만 원 정도. 남미로 가는 비행기 티켓에 비해 본다면야 싼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넉넉하지 않은 여행자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값인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래저래 고민과 검색을 거듭한 끝에 찾게 된 방법은, 인천-방콕 구간과 방콕-나이로비 구간을 따로 발권하는 것이었다. 인천-방콕 구간은 워낙 티켓이 많으니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데, 여기에 방콕-나이로비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아라비아'라는 아랍에미레이트 LCC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해낸 것이다. (에어아라비아 탑승기는 따로 정리할 예정)
다만 구간을 나눠서 따로 발권을 하는, 즉 자가환승의 개념으로 나이로비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라서 만약 어느 한 구간이 지연되는 등의 차질이 생기면 그 문제와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해결하고 짊어져야만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비행기 연결 과정에서의 문제를 방지하고자 방콕에서 며칠 쉬었다가 나이로비로 들어가는 스케줄로 각각 비행기표를 발권했다. 그리고 이렇게 인천-방콕 구간과 방콕-나이로비(샤르자 경유) 구간을 따로 발권하면서, 인천-나이로비까지 비행기 티켓의 가격을 1인당 약 100만 원 정도로 맞출 수 있었다. 덕분에 한국에서 나이로비까지 가는 시간은 무척이나 오래 걸리게 되었지만, 비행기 티켓에서 아낀 금액으로 방콕에서 며칠 동안 유유자적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 에어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샤르자의 저비용 항공사로, 중동 지역최초의 저비용 항공사이다. 허브공항은 샤르자 국제공항으로, 두바이에서 15km 떨어진 샤르자에 위치하고 있다. 비행기 티켓은 공홈에서 직접 예약할 수도 있고, 트립닷컴에서 예약할 수도 있는데, 난 트립닷컴을 통해서 70만원대 초반 금액에 방콕-나이로비 구간을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