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공항에서 시내 가기 (시내에서 공항 가기)
방콕에서 샤르자 공항을 거쳐 드디어 아프리카 땅을 밟게 되었다. 적도 근처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공기가 시원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아프리카에 왔다. 결국 아프리카에 왔다. 비행기가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 상공에 도착했을 때부터 마치 처음으로 여행을 갔을 때처럼 설렘과 긴장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나이로비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기보다는 마치 어느 시골 버스 터미널 같은 아담하고 소박하다는 것이었다. 입국심사나 세관검사도 별다른 문제 없이 끝이 났다. 게다가 부친 짐도 없었기 때문에 탑승객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 나이로비 시내로 가는 동안 헤매고 싶지 않아서 미리 버스를 타는 곳이나 우버를 타는 곳을 찾아봤었다. 그런데 막상 공항 밖으로 나와 보니 어디가 어딘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건물 밖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으니, 공항 경찰이 우리에게 먼저 다가왔다. 그리고 어디서 왔느냐 무엇을 찾느냐 물어보면서 우리를 친절하게 도와주는 것이 아닌가. 케냐와 나이로비의 첫인상이 아주 좋아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나이로비로 떠나기 전부터 치안이라든가 질병이라든가 안전이나 건강 등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접했기 때문에 사실 조금 불안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여행이 끝난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케냐 사람에 대한 좋은 기억만 남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때는 마냥 좋기만 했었다.)
유심을 갈아 끼우는 것이 귀찮아 한국에서 이심으로 구입하고 갔으니, 인터넷은 다행히 이미 되는 상태였다. 그러나 예약해둔 숙소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환전부터 하고, 다음으로는 교통편을 결정해야만 했다.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이 귀찮아 호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비싸서(50달러) 바로 포기했던 상태이니만큼 버스나 우버를 타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이로비의 버스인 마타투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지만 타는 곳이나 버스 시간이 명확하지 않았고, 우버는 대략 우리 돈 만 원 정도에 고속도로 통행료 3-4천 원 정도를 따로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될 수 있으면 마타투를 타고 싶어서 미리 여러모로 알아보기도 했는데, 막상 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언제 어디로 올지 모르는 마타투를 기다리는 것은 이미 긴 비행으로 지친 우리로서는 에너지 소비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우버를 타고 숙소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대신 출퇴근 시간도 아닌 데다가 크게 급할 것도 없으니까 일반 도로를 통해 나이로비 시내로 가기로 했다. 공항에서 느긋하게 주차비를 정산하면서 자기 볼 일을 보고 있던 우버 운전기사를 만나고, (케냐에서는 익스프레스 웨이라고 부르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노멀 웨이!! 노멀 웨이!!를 몇 번이고 말해서) 일반 도로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예약해 둔 숙소로 가는 길에, 미리 연습해둔 스와힐리어로 간단한 인사를 건넸더니 기사 아저씨가 엄청 즐거워하면서 몇 개의 단어를 우리에게 더 알려주었다. (그때 배웠던 인사말로 아프리카 여행 내내 잘 사용했다.) 말 몇 마디로 부드러워진 분위기를 느끼며 어딜 여행하든 그 나라 인사말 정도는 공부하고 가는 게 역시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나이로비 시내로 가는 길,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낯설었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 여행했던 쿠바 같기도 하고, 또 언젠가 스쳐 지나갔던 동남아 어느 시골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 30분 정도를 달려서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했다. 고속도로 대신 일반 도로를 이용해서 통행료를 아낄 수 있었던 만큼, 아낀 통행료의 일부를 운전기사에게 팁으로 주었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하고 체크인까지 무사히 마치고 났더니, 아 어쨌든 이번 여행의 반은 성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이로비 공항에서 시내 가기 (시내에서 공항 가기)
나이로비에서는 우버와 볼트 중에서 더 저렴한 어플을 이용하면 되고, 차가 밀리지 않는 시간(보통 오후 4시 이후가 되면 차가 막히기 시작했음)이라면 굳이 고속도로를 탈 필요도 없다. 시내에서 공항 갈 때에도 운전기사에게 "No Express Way."라고 말을 하면 일반 도로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 때에는 공항에 들어가는 도로에서 보안검사를 하니, 큰 짐은 두고 차에서 내려 검사를 받고 다시 차를 타야 한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경우 공항세 때문인지 50실링(약 500원) 정도 추가 금액이 결제되었으니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