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 첫 여행에는 이런 숙소가 제격
케냐 나이로비 <Best Western Meridian Hotel>
아프리카를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바로 치안이었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이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은 당연히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거기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치안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이로비에서 숙소를 정할 때 가장 우선시 했던 것도 일단은 '안전'이었다. 나이로비에서 이방인으로서 피해야 할 지역이 어딘지, 치안이 괜찮은 지역은 어딘지, 사파리를 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교통이 편리한 곳이 어딘지 등에 대해 알아봤다.
그리고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첫 숙소로 정한 호텔은 <Best Western Plus Meridian Hotel>. 이 호텔은 나이로비의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편리했다. 다만 웨스트랜드로 대표되는 고급주택가는 아니어서 밤이 되면 인근의 치안이 조금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밤에는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편이라서 여러 호텔 중에서 이 호텔로 결정했다.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호텔 체인이라 초행길에 찾기도 쉬울 것 같았다.
<Best Western Plus Meridian Hotel>은 조식포함 1박에 약 9만 원 정도였다. 여러 조건을 먼저 따지고 나서 거게이 맞는 호텔을 찾고 보니 꽤 비싼 호텔인 것처럼 느껴졌다. 막연하게 아프리카 물가는 저렴할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큰 놀라움을 안겨준 것이다. 물론 인근에는 저렴한 숙소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가만 보니 현지인만 묵는 숙소가 따로 있는 것도 같고, 어쨌든 초행인 여행지에서 처음부터 고생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프리카 음식이 어떤지도 몰랐기 때문에 조식포함으로 일단 2박을 예약했다.
우버를 타고 30여 분을 달려 나이로비 공항에서 호텔 앞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호텔 입구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 막대가 설치되어 있고, 가드들이 그 앞에서 차를 세워 검사를 했다. 아마 차에 폭발물이나 다른 위험요소는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차를 통과시켜 주었고,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도 간단하게 짐 검사를 하고 나서야 우리를 들여보냈다. 그리고 이 과정은 호텔에 찾아오는 모든 차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었다.
이후부터 호텔 체크인은 정말 수월하게 이루어졌다. 친절한 직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예약한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꽤 넓어서 지내기 불편하지 않았으나, 다만 제법 오래된 모양인지 시설은 다소 낡은 편이었다. 그래도 어메니티를 비롯해 냉장고까지 있을 건 다 있고, 침대도 정말 편안해서 긴 비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았다. 조식은 1층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뷔페식이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음식은 매일 조금씩 바뀌었고, 현지식과 서양식 모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단연 커피. 케냐 AA의 나라라 그런지 커피가 굉장히 맛있어서 이른 아침부터 2잔씩 마시게 되었다.
호텔 직원들은 정말이지 매우 친절했다. 심지어 조식을 먹는 중간에 테이블마다 찾아가 불편하진 않은지 오늘 일정은 어떤지 등을 물어봤다. 친절해서 좋긴 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조용히 아침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친절해서 오히려 불편했달까? 그래도 불친절한 것보다는 낫겠지 싶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호텔 입구를 지키는 가드들이 평소에는 잔뜩 굳은 얼굴로 있다가도 인사를 건네면 활짝 웃는 얼굴로 대답을 해주었고, 시내를 다니면서 주의해야 할 점들도 친절하게 알려준 것이었다. 특히 갓 배운 스와힐리어 인사말을 건넸을 때 무표정한 얼굴에 활짝 미소가 피어나는 것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짧은 2박이었지만 낯선 나이로비에 적응하기에는 여러모로 편안한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래 머물기에는 숙박비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말이다.
- Best Western Plus Meridian Hotel
6th Muranga Road, Off Moi Ave, 케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