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억울한데?

케냐 나이로비 <RocoMamas Sarit Centre>

by 미니고래

케냐에서 아프리카 음식 위주로 먹다보니 무득 익숙한 음식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어디에 가든 꼭 한식을 먹어야 하는 그런 타입은 아니라서 굳이 한국 음식이 생각나고 그런 것은 아니고, 뭐랄까 아프리카 음식이 전반적으로 맛이 담박하고 구성도 단촐한 편이다 보니 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땡겼던 것이다. 그 순간 <사리트(Sarit)>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지나쳤던 햄버거 가게가 떠올랐다. 햄버거라면 익숙하기도 하고 칼로리도 높아서 뿌듯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오늘 점심은 햄버거다!'


숙소에서 쇼핑몰까지는 멀지 않았기 때문에 대충 옷을 걸쳐입고 나갔다. <사리트> 쇼핑몰은 꽤 큰 규모이다. 옷가게를 비롯해 식당, 슈퍼마켓, 극장까지 갖추고 있어서 마치 우리나라 코엑스 쇼핑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숙소가 근처에 있다 보니 종종 가게 되면서 이제는 익숙해진 발걸음으로 꼭대기층에 있는 햄버거 가게까지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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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가게의 이름은 <로코마마스(RocoMamas)>. 다양한 수제 햄버거가 있어서 취향대로 선택하거나 조합해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기본 햄버거인 '클래식 치즈 버거(750실링)'와 '올드스쿨 버거(630실링)', 그리고 어니언링(190실링)과 음료를 주문했다. 명랑한 직원이 주문을 확인하고는 음료를 먼저 가져다 주었다. 햄버거집이 쇼핑몰 꼭대기층의 야외 공간에 있어서, 나이로비의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 보고 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들이 나와서 드디어 고칼로리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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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는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법한 그런 수제 햄버거 맛이었다. 어니언링은 갓 튀기긴 했으나 기름 온도를 대충 맞춘 듯 튀김옷에 기름이 너무 많이 배어있어서 꽤 느끼한 편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다른나라 음식이니 만족하고 먹기로 했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 후 계산을 하려는데, 아무리 봐도 계산서가 틀린게 아닌가. 자세히 계산서를 보니,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클래식 치즈 버거와 올드스쿨 버거였는데 클래식 치즈 버거 2개로 쓰여있었다. 치즈버거가 올드스쿨 버거보다 120실링 더 비싼데 말이다. 직원을 불러 물어보니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클래식 치즈 버거 2개가 주문이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고는 미안하다는 그 말 이외에는 다른 조치 없이 그게 끝이었다.


분명히 주문을 확인까지 하고 갔는데? 나는 처음 간 곳이라 주문한 햄버거가 잘못 나왔는지 어땠는지 알 수가 없었단 말이다. 결국 난 주문한 햄버거를 먹지도 못했는데 차액 120실링을 더 내야했다. 120실링이라고 해봤자 1,000원 남짓한 돈이니 낼 수는 있지만,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모국어도 아닌 제 3의 언어로 언쟁을 하고 싶지도 않고 버텨봤자 별 수 없을 것 같아 그냥 계산을 하고 나왔지만, 결국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채로 가게를 나서게 되었다. 나이로비에 언제 다시 갈 지는 모르겠지만, 가더라도 다시는 이 가게에는 앉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애매하게 석연치 않은, 항의하기도 애매한 500-1,000원 남짓한 돈을 더 내는 일은 나이로비에 있는 동안 몇 번 더 발생했다. 우연이었을까?)




- RocoMamas Sarit Centre

Sarit Centre, Lower Kabete Rd, Nairobi, 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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