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 <베르덴스바케리에트 (Verdensbakeriet)>
북유럽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전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로 손꼽기기 때문에, 여행자 입장에서는 지내는 동안 끼니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단 최대한 저렴한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찾아간다고 해도 기본 1인당 2~3만 원은 생각해야 한 끼를 해결할 수가 있을 정도이다(맥도날드 빅맥세트는 대략 2만 원 정도). 제대로 구성된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적어도 7-8만 원 이상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이미 한 차례 북유럽 여행을 경험했던 터라 새삼스레 오슬로의 물가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노르웨이 이후로 이어지는 여행 일정까지도 생각해본다면 선뜻 외식을 하러 갈 수 없었다. 그런데 오슬로에서 묵었던 첫 숙소인 호스텔이 주방을 사용할 수가 없는 곳이었다. 결국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 근처에 있는 <베르덴스바케리에트 오슬로(Verdensbakeriet Oslo)>라는 빵집에 찾아 갔다. 이곳은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곳은 아닌 것 같았는데, 숙소와 가깝기도 했고 구글 평점이 좋기도 해서 한 번 가보기로 한 것이다.
시차 적응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라서 평소보다 이른 시각에 눈이 떠졌다. 전날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해가 저물었는데, 상당히 이른 아침에 눈을 떴는데도 벌써 하늘이 환하다. 가게 오픈 시간(오전 9시)에 맞춰서 바로 빵을 사러 갔다. 가게에 들어서자 갓 구운 빵 냄새가 가득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빵을 다른 곳에서 받아다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게에서 직접 모든 빵을 굽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도 여러 빵을 준비하는 모양인지 종류가 아주 다양하진 않았지만, 갓 구워진 빵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식욕을 엄청나게 자극했다. 가게 안에는 빵을 주문해서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가게에서 먹고 가도 되고, 테이크아웃을 해도 된다. 다만 노르웨이어로만 쓰여 있어서 뭐가 무슨 빵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대신 빵 모양을 눈으로 보고 맛있어 보이는 빵 세 개를 직접 가리켜 골랐다. 가격대는 빵은 50 크로네 안팎이고, 커피는 30 크로네 안팎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사 먹는 빵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진열된 빵 이외에 샌드위치나 토스트도 있었고 커피를 비롯한 음료 메뉴도 있었는데, 특히 현지인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빵집에 있는 잠깐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던 것이다. 직원이 두 명이 있었는데 엄청 바빠 보였지만 결코 웃는 표정을 잃지 않았다.
우리는 숙소에 돌아가서 편하게 먹기 위해 빵을 포장했다. 가게에서 사 온 빵을 커피와 함께 먹었는데, 크기도 꽤 크고 제대로 발효시킨 모양인지 맛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아침 식사로 먹기에 정말 제격이었다. 특히 아침에 갓 구워 나온 빵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이 빵집에 대한 첫인상이 좋아서 결국 오슬로에 있는 동안 두 번을 더 가게 되었다. 두 번째 방문 때에는 커피를 함께 주문해서 가게에 앉아서 먹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느긋하고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오슬로에서 갓 구운 빵을 맛보고 싶다면, 간편하고 맛있는 아침식사를 원한다면, 주머니 사정이 가볍다면 <베르덴스바케리에트>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 베르덴스바케리에트 오슬로
(Verdensbakeriet Oslo)
Storgata 47, 0182 Oslo, 노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