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멀 사남매맘 Mar 16. 2023

사남매맘의 육아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멘탈관리방법

나에게 허락된 특별요원들과의 훈련 속에 살아남는 방법

첫 단추 하나가 잘못 끼워지면 줄줄이 어긋나듯 첫째 아이가 엄마 말씀에 ‘네’라고

반응하지 않으면 둘째부터 넷째까지 ‘네’라고 답하는 법이 없다.

첫째 아이에게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나 보다.


등원 준비할 때 정해져 있는 시간이 있어 엄마의 마음은 급한데

큰 아이들 마저 혼자 알아서 하지 않을 때도 있다.


큰 아이들이 먼저 준비하고 엄마 좀 도와주면 좋으련만..

내 마음처럼 도와주는 아이들 하나 없을 때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마그마가 끓어오른다.

수면의 질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화산이 폭발할 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나도 어렸을 때 ‘엄마 말씀을 이렇게 안 들었나’ 싶을 정도로 아이들은

한 번에 ‘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육아서에 보면 아이들도 한 인격체라 본인이 하던 일을 끝까지 하고 싶고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들리지 않아서 한 번에 ‘네’라고 답하지 못한다고 한다.


육아서를 읽을 때는 아이들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기다려주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워낙 성격 급한 사람이라 인내심을 훈련받기 위해 자녀들이 네 명이나 허락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녀를 낳고 양육해 가는 과정들 속에서 나의 밑바닥을 보았고 이렇게까지

‘화’가 많은 사람인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거절하는 건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듣고 자라와서 그런지 항상 ‘알겠습니다, 네’라고

고분고분 대답하던 나인데 아이들에게는 항상 ‘이것도 안돼’ , ‘저것도 안돼’, 무조건 ’ 안된다’는

말만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아이들은 항상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듯이 하지 말라고 한 일을 한 번도 아니고 꼭 두세 번씩은 더 한다.

마치 엄마가 화를 낼 때까지 놀리고 기다리는 것 같다.


이를 ‘앙’ 물고 ‘하지 마라’라고도 말해보고 ‘한 번 더 그러면 혼난다’라고 말해보기도 하고

한 숨을 쉬어보기도 하고 ‘맴매 가져온다’고 하며 겁을 주기도 한다.


부끄러운 나의 모습에 한없이 작아진다.

아이들은 넷이나 되지만 난 아직도 초보엄마처럼 아이들을 다룰 줄 모른다.


마치 엄마의 인성을 훈련하기 위해 특별히 파견된 요원들 같다.

파견요원들이 네 명이나 있으니 얼마나 혹독한 훈련이 될까?


평일보다 주말에 더 바쁜 남편과 결혼하고 주말엔 항상 독점 육아를 하고 있다.

흔히 ‘독박 육아’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좋아하는 작가님이 ‘독점육아’라는 표현을 하셔서

그 글을 본 이후로 내 입에서도 ‘독박육아’라는 말은 사라졌다.

어린아이 시절을 엄마가 독점해서 육아한다는 표현이 긍정적이고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독점육아하는 시간이 항상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어떤 날은 격하게 혼자 있고 싶은 날도 있고, 또 다른 날은 소소하게 특별한 활동들을 하며 보내기도 한다.


주말에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케어하는 가정이 부러울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한 선택이기에 부러워해봤자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사남매맘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것이다.

신앙이 없는 이에겐 좋은 글을 읽고 명상하는 것이리라.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해와서 하루하루 말씀을 읽어가는데 날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있다.

그 말씀을 깊이 생각하다가 보면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어떤 날은 위로받기도 하고 도전을 받기도 한다.


누구에게 힘들다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기도하면서 힘듦을 투덜거리듯 알아달라는 듯 다 쏟아낸다.

그러고 나면 마음도 시원해질뿐더러 기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워진다.


둘째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집에서 말고 밖에서 갖는다.

자전거를 타며 바깥 풍경들을 보기도 하고 그냥 걷기도 하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기도 한다.


코로나가 한참일 때 넷째 낳고 찾아온 산후우울증으로 무너졌던 이유가 밖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서 그랬던 것도 큰 것 같다.

어떻게든 나가서 바깥공기를 쐬고 왔어야 했는데 코로나가 두려워서 밖에 잘 다니지 못했다.


식구가 많고 어린아이들이 있다 보니 더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오미크론으로 많은 이들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오랜만에 놀러 온 친구네 아이가 잠복기였던 걸 몰라서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순차적으로 한 명씩 양성판정을 받아서 남편은 보건소에 5일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다행히 나는 인후통정도로 끝났고 아이들은 며칠 열나고 끝났다.

남편은 한동안 목소리가 회복되지 않았다.

코로나 격리해제 후로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밖으로 많이 놀러 다녔다.


셋째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멀리하고 노는 것만 좋아하던 나는 스무 살이 되도록 읽은 책이 10권도 채 되지 않았다.

공부의 이유와 목적을 몰랐고 심지어 만화책마저 관심이 없었다.


스무 살 때 만난 친구가 독서광이어서 나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자기 계발서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독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주부가 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내 시간이 없어져보니 독서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 것 같다.

책을 통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들에 대해 간접 체험도 해보게 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게 되고 도전도 받게 되었다.


넋두리를 마구마구 쏟아내듯 글을 쓰면 마음에 있던 무거운 돌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며 ‘별 일 아니었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나 보다’라며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된다.

마음속에 있는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이 정리되어 머리가 맑아진다.


넷째는, 운동하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면 부정적이던 생각들이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매일 만보 걷기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데 몸은 힘들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달라진다.

확실히 덜 걸은 날은 짜증 섞인 말들을 평소보다 많이 하는 걸 알 수 있다.


운동하고 나면 개운함은 물론이고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긴다.

몸의 근육이 붙듯이 마음의 근육도 붙게 된다.


다섯째는,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이다.


집 안에 온통 내가 들여놓은 물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지내던 날이 있었다.

그때 나의 멘탈은 그야말로 유리멘탈이었다.

부끄럽지만 힘들다며 아이들 앞에서 운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넷째를 19개월 때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매일 물건 1개씩 비움과 작은 공간 정리를 실천하고

SNS에 기록해 갔다.


집에 있는 물건이 줄어들어가며 빈 여백, 공간들이 보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좋음이 내 안에 가득 찼다.


물건을 비운 후 집안일 시간이 줄어들어 생긴 여유시간에

조금씩 새로운 도전을 하며 집뿐만 아니라 삶을 가꿔나가게 되기 시작했다.


여섯째는, 독점육아동지와 대화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그러더라, 너희 아이도 그래?’ 라며 서로 물어보고 얘기하고

나는 ‘이래서 힘들더라, 너도 그랬어?’라며 위로해 주고 다독여주며 대화한다.


대화가 끝나면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리고 나만 힘든 게 아님을 알고

아이들을 걱정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가볍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해 불평불만하기보다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들 존재 자체를 감사해하는 것이 육아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니멀라이프 실천 10개월 차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