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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Mar 15. 2023

미니멀라이프 실천 10개월 차 변화

잊지 못할 2023년 2월 15일 날씨 맑음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다.

화장실도 한 번 다녀오고 식세기에 있는 식기들을 제자리에 놓아두었다.

간단히 빵과 사과를 준비하고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큰 아이들과 이불 정리를 함께 하고 등원 준비를 시작했다.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셋째, 넷째는 양치, 세수, 옷 입히기를 내가 다 해줘야 한다.

사남매와 함께 나가서 둘째부터 넷째까지 등원시키고 와서 환기를 시켰다.


거실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식탁에 있는 물건들을 주방으로 옮기고 버릴 건 버리고 식탁을 행주로 닦아냈다.

거실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밀대로 쓰레기통 앞에 밀어 두고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물건들을 가져다 두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남은 먼지들은 빗자루로 쓸어 담아 버리고 밀대에 물을 묻혀 거실 걸레질을 했다.


빨랫감들을 다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주방에 놓인 그릇들을 식세기에 넣고 주방 마감을 마친 후 안방, 놀이방, 아빠방 순으로 청소와 정리를 했다.


발바닥에 땀날 정도로 열심히 청소를 하고 나니 힘들었지만 상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10시부터 방학 중인 첫째 아들과 각자 할 일을 했다.


이렇게 오전 루틴이 잡히기 전까지는 매일 뒤돌아서면 치우고 정리하는 삶을 반복했다.

하루를 돌아보면 남는 게 없는 것 같은 시간들을 보냈지만 지금의 삶은 만족스럽다.


미니멀라이프 실천 10개월 차가 되니 나의 삶에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

물건을 비우며 생긴 시간적 여유를 통해 새롭게 도전한 일들도 있다.


유튜브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운 후 9개월 동안 나의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해 나가며 업로드했는데 구독자가 천명이 되었다.

수익화가 되어도 좋은 곳에 사용하려고 마음먹어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막연하게 천명 달성을 꿈꿔왔다.

부족한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참 감사하다.


매일 반복되어 지루한 것 같은 일상을 특별한 삶으로 변화시켜 주는 영상편집 기술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어 하는 브런치 작가 되는 것을 이뤘다.

몇 년 전 친한 동생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땐 그게 뭔지도 몰랐다.


새롭게 도전한 것 중 하나는 인생 첫 독서모임에 참여한 것이다.

‘쓰는 사람’ 독서모임을 통해 브런치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고 모임 이끄시는 작가님이 브런치 스터티 모임을 진행하신다고 글동무님과 함께 하자고 하셔서 8주 동안 함께 하고 있었다.


모임 시작 전에도 무작정 3번 지원했는데 매번 ‘아쉽게도 이번에는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내 글과 기획서가 부족해서 그러려니 하면서도 채택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적지 않게 실망했나 보다.


브런치 스터디 모임 4회 차 끝난 후 다시 신청했는데 또 채택되지 않았다.

‘즐겁게 글을 쓰다 보면 되겠지’ 했는데 안 되어서 거의 낙심 수준이었다.

‘끈질기게 도전하면 언젠가 되겠지 ‘ 하며 5회 차 브런치 스터디 모임 후 다시 지원했다.


오후 6시쯤 드디어 받고 싶었던 메일이 도착했다.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 아이들 저녁 먹이면서 메일 확인하고 너무 기뻐서 아이들에게 얘기하고 거의 울 뻔했다.

솔직히 말하면 ’ 이번까지만 지원하고 안 되면 나 안 할 거야! 브런치작가 안 되면 그냥 인스타나 블로그에 글 쓰면 되지!‘ 뭐 이런 마음으로 지원했다.


어려서부터 남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받은 내 안의 상처가 있어서 그런지 거절받으니 나쁜 마음이 불쑥 튀어나왔다.

4번째 떨어졌을 때는 글쓰기가 더욱 어려웠다.

원래도 글을 쓰기 시작하기까지가 어려운 나인데 그 주는 더 힘들었다.

다행히도 5번째 도전 끝에 브런치작가되기의 꿈이 이루어졌다.


그날은 ’ 정리축제‘라는 이름으로 매일 10개씩 비우고 정리하는 모임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했다.

‘정리축제’는 매일 물건 10개씩 비우고 정리한 것을 인증하는 모임이다.



정리를 못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나는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며 정리수납자격증

1급을 취득했다.

못하니까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사남매를 재우고

인터넷 강의를 30분씩 25강 들었다.

기출문제가 너무 기출예상문제와 똑같아서

돈주고 자격증을 산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ㅋㅋ 그래도 뭔가 배워서 실생활에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하니 배우는 동안 즐거웠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다 보니 나와 같이 아이들 키우며 쌓여가는

물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아서

함께 강제적 비움을 실천하며 소소하게 변화되어 가길 마음에서 시작했다.


1기에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셔서 함께 신나게 비워갔다.

정리를 좋아하는데 멈추고 있던 분들, 아이가 어려서 비우기를 시작조차

못한 분들, 워킹맘으로 아이가 10살이 넘었는데도 아기 때 용품들 정리하지

못한 분들 등 함께 비워나갔다.


중간중간 특별미션들을 제시하며 진행했는데

가장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올려두지 않은 식탁 만들기’였다.


이미 잘하고 계신 분들도 계셨지만 항상 물건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

분들도 있어서 아무것도 없는 식탁을 맞이하는 아침이 즐겁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이렇게 조금씩 나만이 아니라 나와 같이 힘들어하는 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정리축제를 계속 이어 나가려고 한다.

그중에 한 명이라도 미니멀라이프로 삶까지 변화되시고 개인적으로 성장하시는 분이

계시게 된다면 나도 함께 기쁘고 즐거울 것 같다.


작은 나의 바람들이 동시에 이루어진 2023년 2월 15일..


넷째 낳고 찾아온 산후우울증으로 무기력과 자책을 달고 살던

나에게 한 줄기의 희망처럼 다가온 ‘미니멀라이프’


시작한 지 1년이 안 된 지금의 나의 변화된 모습들을 보니 감격스럽고

뿌듯하다.


단지 물건을 비워갔을 뿐인데 마음의 정리도 되고 우울증도 이겨내게 되고

새로운 꿈들을 향한 도전들도 이어가게 되다니

누구든 미니멀라이프 하지 않을 이유 없다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도전들의 시작, 미니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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