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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먼드 마운틴 Sep 10. 2018

집 청소와 정리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일이다

이타적인 행위가 아니라 철저한 이기적인 행위이어야 한다

집을 청소하고 물건을 정리하는 일을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힘만 들어 행복해질 수 없다. 청소와 정리를 노동이 아닌 내 인생의 소중한 가치로 받아들이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생에서 내 행복을 위한 가치들은 많다. 예를 들면 여행을 생각해보자. 여행을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운동도, 연애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짐 싸서 여행을 가거나, 건강을 위해 클럽에 등록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할 때는 일정 정도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집을 청결하게 하는 일, 정리하는 일은 빗자루, 수세미, 걸레만 있으면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일이 돼야지, 마지못해 의무적으로 하면 이것도 스트레스고 병이 된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이 아니듯이, 힘들게 대청소 청소 몇 번 하고, 물건 몇 번 정리했다고 집의 본질에 충실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건 말 그대로 집안 청소하고 정리 좀 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에 있다. 마음이 행복해지는 지속적인 행동이 되어야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청소와 물건 정리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이타적인 행위가 아니라 철저한 이기적인 행위라는 말이다. 그래야 질리지 않고 오래간다. 왜냐하면 청소와 정리는 죽기 전까지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해 즐겁게 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이 의미를 이해하고 마음으로 몸으로 실천해야 진정한 집주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이기적인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할수록 나의 행복감은 더해진다.  집의 청결과 정리정돈 상태는 나뿐만이 아니라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의 건강과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고스란히 그들에게로 돌아간다.


이 단순한 결과가 무슨 의미인가? 나의 행복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자연스레 이타적인 행위로 변신한다는 말이다.
즉 나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를 했을 뿐인데 그 혜택은 가족과 함께 누리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도 나비효과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이기적이 되려면 더욱 철저히 이기적이어야 한다. 집에서 내가 행복을 누려야 하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침실처럼 깨끗하고 정갈하게 해야 하는 공간이다. 화장실이다. 

하지만 화장실은 더러운 장소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화장실 청소에 크게 신경 안 쓰는 주부도 있다. 화장실은 물과 함께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항상 습기와 곰팡이가 득실거린다. 그래서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곳이다.     


화장실은 가장 깨끗한 공간이기도 해야 하지만 또한 가장 밝은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집이 깨끗하다고 하여 화장실이 깨끗한 건 아니지만, 화장실이 깨끗한 은 집안도 깨끗하다.


우리가 맛집이라고 찾아간 음식점의 화장실에서 실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경험이 몇 번 있다. 음식은 맛있는데 화장실이 엉망이면 그 음식점을 다시 보게 된다.

일본에서는 음식점의 얼굴이 화장실이다. 그래서 아무리 누추한 음식점이라도 화장실은 그 어디보다도 청결하게 한다.    

 

집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한 사람은 자기가 사는 집안만 신경 쓰지 않는다. 집 밖으로도 눈을 돌린다. 집 안으로 들어오는 현관은 당연하고, 복도나 계단도 깨끗이 한다.

복도나 계단도 집의 일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현관문을 얼마나 닦았는지 문에서도 빛이 난다. 집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복도나 계단이 지저분하면 볼 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 그것을 방치해 두면 행복을 방치해 두는 것과 같다.     


청소에 있어서, 이 분의 삶이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교육과 신학을 배워 조국에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190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의 나이 스물두 살이었다. 도산은 교민들의 깨끗하지 못한 생활을 보면서 독립운동의 시작은 청소운동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교민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닦고, 쓸고, 깨끗이 청소해 주었다.     


처음에 교민들은 어린 사람이라고 무시했지만 도산의 열정과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에 동화되었다. 집안과 주변을 청결히 하는 일이 독립운동의 시작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교민들의 삶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불과 도산의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다. 자기가 사용하는 장소를 지저분하게 놔두는 사람은 결코 다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에 있어서, 한순간에 가족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집의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은 집안을 깨끗이 하고, 있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꾀하고 싶어 한다. 

집에 있는 안 쓰고 불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옷이며, 책이며, 러닝머신이며, 주방 살림을 대대적으로 처분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가족이 도와주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일단, 되는 대로 자신이 먼저 변화기로 마음먹고, 시간 날 때마다 안 쓰는 물건부터 조금씩 처분하면 된다.

이런 정신이 곧게 서면, 주말이나 휴일에 집안 물건 정리하는 재미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집에 있는 잡동사니들이 정리가 되고 비우기를 실천하면 집이 더 깨끗해지고 공간도 넓어 보인다. 그러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처분하고 나면 복잡한 마음까지도 정리가 된다.

깨끗하고 넓어진 공간 속에서 독서를 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남은 시간은 휴식을 취한다.

가족들에게 구태여 잔소리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처분할 물건들을 보면, 가야 할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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