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팅을 포기했다
몇 년간 좋아하던 사람의 몇 번째 팬미팅 소식이 전해졌다. 나는 매우 기뻐했고, 당연하게도 간다는 반응이었다. 가격은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낮은 가격이었고, 시간대도 괜찮았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몇 년 전의 마지막 팬미팅조차도 티켓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것뿐이었다. 다만 티켓팅이야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으니 오히려 상관없었다.
그러나 티켓팅 날이 다가올수록 내가 정말 가고 싶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 좋아하던 그때부터 현실에서 마주할 순간을 바라왔는데, 막상 그 기회가 찾아오니 망설이고 있는 게 의아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애정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토록 오랫동안 좋아했었기에 부정하고 싶었고, 하필이면 그 순간이 팬미팅이 찾아온 직후라니 원망하고 싶었다. 오죽하면 이 모든 걸 묻어두고 그냥 다녀올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나는 티켓팅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티켓이 몇 초만에 사라졌다는 소식을 기쁘게 들으며 넘겼다. 팬미팅 당일날 실컷 늦잠을 자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그 이후로도 몇 개월간 여전히 좋아하긴 했지만,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찾아보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 팬미팅에 가지 않은 이 순간을 영영 후회하게 될까 싶던 날도 있었지만 결국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바라던 순간이 바라는 날에 찾아오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또 어떤 날을 보내고 어떤 순간을 겪을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