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가지는 애매한 무게감

대학은 제약 없는 대화주제가 될 수 있었을까

by 민이

친한 친구와의 대화에서 대학은 제약 없는 대화주제가 될 수 있었을까. 친구라고는 동아리에서만 종종 얘기하던 관계가 다였기에 자세히는 알 수 없을 일이 되었다.


워낙 세상에서 대학을 중요시 여겨서 그런지 가벼운 이야기 소재로 쓰기에는 버거운 느낌이었다. 특히나 그 수준이 눈에 보이도록 얘기하는 시절에 상대가 어느 정도이든 비교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더욱 기피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와는 다른 문제였다. 내가 시험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내가 어느 대학에 원서를 넣었는지는 말할 수 없는 그런 상태였다.


지망 대학조차 말하기 껄끄러운데, 학기 말에 슬슬 합격 발표가 돌고 있던 그 순간에는 입이 더 무거워지는 것이다. 언젠가 봐왔던 것처럼 대학에 합격하여 눈에 띄도록 기뻐하는 학생은 보이지 않았지만, 암암리에 누가 어디에 붙었다더라 같은 소리는 들렸다. 분명 누군가는 떨어졌을 테고, 나조차도 끝의 끝까지 불합격과 가망 없는 예비번호를 받았던 사람으로서 더 내뱉지 않았다.


교실 앞자리 짝꿍들은 대학을 스스럼없이 대하고 정보를 공유하던 걸로 봐서 사람차이일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무거웠을 뿐이다. 준비 없이 성큼 다가온 상황이 어색해서일까, 내가 내놓은 결과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것만 같아서일까. 꽤 지난 지금 다시 보자면 준비 없던 건 사실이지만 인정이야 누구에게라도 받을 수 있었던지라 다른 말이다. 그저 부담감이 꽤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