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꿈을 가지고 있는 편이 좋았지

내 인생의 대부분을 책임질 그런 확신

by 민이

고등학교 생활은 기록으로 남고, 그 기록은 대입에 사용된다. 그 말인 즉, 희망 직업과 학과를 입학 전부터 미리 정해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생기부 내용은 전공 적합성에 의해 분석되며. 이것은 흔히 말하는 성장 그래프나 내신의 정도와 함께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기부를 채우는 활동은 일 학년 때부터 권유받았다.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되고 간단한 발표를 준비해도 됐었다. 다만 웬만하면 장래희망과 연관이 있어야 했다. 애초 그러기 위한 활동이었다. 입학부터 직업과 학과를 정해두고 높은 성적과 가득 찬 생기부로 원하는 대학을 가고자 했던 아이들은 열심히 참여했다. 물론 별 생각이 없어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교과 과정만으로도 바빴고, 그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으며, 몇몇은 꿈이 없었다.


고등학교 생활 내내 어떻게든 직업과 연관 지어서 생기부를 채우라는 활동은 계속되었고, 이때마다 만약 명확한 장래희망을 정해두지 않은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채워야 했을지를 생각했었다. 실제로 꿈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도 무엇으로든 채워야 했었다.


꽤 오래전부터 희망하던 직업이 있던 나는 채워야 할 내용은 나름 원활하게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직업에 대한 고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 와서 바꾸기에는 늦었다 생각했기에 생각을 줄였을 뿐이다. 십 대 후반의 나이에 확실한 직업을 꿈꾸라는 요구는 다소 어렵다. 심지어는 그 꿈을 삼 년 내내 유지하고, 열정을 보이고, 열심히 임하라는 그런 요구사항을 지켜야지만 의미가 있었다.


좋아하는 걸 선택할 수는 없었고, 동시에 원하는 걸 정해야 했었다. 가장 가까운 시기, 내 인생의 대부분을 책임질 그런 확신을 가져야 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