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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미니민 Aug 26. 2016

첫 직장, 들어갈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되려고 하는 당신들에게 1/2

첫 직장.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누구든 들으면 괜스레 설레는 말. 그런 곳에서 할 만큼 했다면 했고, 아직 한참 남았다는 핀잔을 받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경험이었다. 1년 2개월, 14개월은 그렇게 짧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 말은 많았다. 누구든 어느 시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첫 직장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런 때 나처럼 이런 고난을 겪기는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첫 이야기는 1) 내가 왜 첫 직장에서 첫 마음과 다르게, 힘든 고난만 겪고 있다고 단정 짓게 되었는지, 그리고 2) 내 첫 직장에서의 경험을 단초로 삼아 어떻게 하면 첫 직장에서도 덜 좌충우돌 할 수 있는지 (이건 <이제 막 사회초년생이 되려고 하는 당신들에게 2/2>에서 정리)를 나름대로 고민한 글을 2 화에 걸쳐서 작성해보려고 한다. 참 새파랗게 어리고, 아직 내가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은 날을 직장 생활로 꾸려나가야 할 나이에 주제넘게 적는 글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와 같은 긴박함만 가지고, 어디든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을 가진 ‘사회초년준비생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본인을 잘 몰라서 아무 데나 들어와 필자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적어본다.

여러분 모두 이 3가지만 명심하시길

1) 첫 직장에서의 부딪힘, 그리고 그 원인 3가지

분명 나는 요새 아주 드물게, 인턴생활 때문에 1학기 휴학한 거 외에는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어린 나이에 취업을 성공한 케이스였다. 재수, 시험공부를 한 경험도 없었기에 나는 그 어느 누구보다 빠른 사회초년생이었고, 사회생활을 그렇게 빨리 시작한 데에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는 첫 직장에서 완벽하게 실패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기본적인 내 정보는 이러하다. 그리고 이러한 내 기본정보에서부터 내실 패 원인을 되짚어 보았고, 고통의 원인은 (1) 너무나 겁쟁이였던 점, (2)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 없었던 점, (3) 지피지기를 잘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들을 이끌어낸 이야기들을 풀어보려 한다.


(1) 너무나 겁쟁이였던 점

송민호 - 겁 (feat. 태양)

취업을 준비하는 나는 너무나도 겁쟁이였다. 더 놀고 싶었지만, 그리고 20대의 초반을 일을 하며 즐기고 싶지는 않았지만 당장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유명한 연사들은 앞으로 더 없을 청춘을 즐기라고만 말을 했고 언론은 앞으로 더 이보다 취업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 전망했다. 내 차가운 이성이 숫자로 fact를 주장하는 언론의 말을 믿으라 했고, 내 따뜻한 감성은 침묵했다. 그래서 20대에 가질 수 있는 낭만을 접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대학생활 내내 나는 경험에 목말라 있었다. 2~3학년 때는 대외활동에 목말라 있었고, 4학년 때는 인턴생활에 목말라 있었다. 그사이에 나는 대학생활 때 충분히 고민해봐야 하는 ‘내 삶’에 대해 차근히 고민할 시간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기엔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나도 겁이 나는, 겁쟁이였다.


(2)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 없었던 점

광화문 교보에서 볼 수 있었던 현판

모 광고에서 정호승 시인의 시문을 인용하여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 품고 있지 않으면, 그건 청춘이 아니지’란 말이 흘러나왔었고, 나는 그 말을 보면서 내 청춘이 정말 청춘이 맞는지 회의감을 품게 되었다. 

다시 돌아보면, 나는 마음속에 술고래만 한 마리 키우고 있었던 것 같다. ‘꿈’에 대해서는 고민이 소홀했었다.  거창한 꿈이나 목표 하나 없었고, 그저 일찍 취업에 성공하고 싶은 조급함만 있었다. 내 또래들이 하나 둘 꿈을 찾아 스타트업을 들어가고,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늦깎이로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갈 때, 나는 요새 유행하는 단어처럼 lean 하게 이것저것 조금씩 건드려만 보고는 실패의 기미가 있을 때, 바로 손을 내려놨다. 그래서 견문도 좁고, 깊이도 얕았다.

칼을 들면 무라도 썰었어야 했는데, 정말 무만 썰고 할 만큼 했다며 칼을 내려놓았다. 결론은 나만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무기를 잘 만들어놓지 못했고, 취준생 평균보다 낮은 학점, 낮은 영어점수, 부족한 경험으로 불러주는 곳에 입사했다. 이건 다 대통령 때문이 아니라, 고래를 품기 위해 깊은 고민의 바다를 만들어놓지 않은 내 잘못이었다.

가슴 속 푸른 바다에 고래 한 마리 키우질 못한다면, 냉탕에 백상아리 한 마리라도 키우는 상상력을 가지자 (사진과는 무관)


(3) 지피지기를 잘 못했던 점

지금까지도 '먹히는' 전략을 고민했던 손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어떤 전투에서도 이길 수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한자성어다. 당연히 취업도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 천 명 중에 제일 돋보이는 한 사람이 되어야 선택될 수 있는 점에서 전쟁과도 같기에 나와, 경쟁자와, 나를 뽑아야 할 고객을 잘 알아야 했다.

회사에서 학교 조 발표 때처럼 직접적으로 쓰이는 것은 못 봤지만 SWOT 분석, 3C 분석을 마케팅 전략에서도 수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본인의 강점을 외부 환경에 대응하여 어떻게 활용할지, 나의 약점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상대방의 어떤 강점을 내가 방어해야 할지, 또한 어떤 약점에 내가 공격해야 할지를 알아야 유효타가 나온다.

그러나 나는 앞에 닥친 현실에 너무나도 급급했고 나와 상대방, 그리고 수요자에 대해 기본적인 조사를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내 성향과 수요자의 성향이 잘 맞는 합인지, 상대방보다 내가 뭐가 더 강점이 있는지, 상대방보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라 어떻게 보완할지 몰랐다. 그 때문에 나는 나한테 맞지 않는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를 들어갔고, 사소한, 그리고 엄청난 회사 일에 힘들어했다. 만약 내 성향을 잘 알았다면 회사를 선택할 때 어떤 회사를 목표로 할지를 결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했을 것이고, 지금의 시행착오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많은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나와 같은 문제를 안고 고민할 것이다. 취업이 안 되는, 첫 직장이 힘든 문제의 원인에는 헬조선 같은 배경화면도 한몫하겠지만, 주변의 나보다 더 좋은 회사를 들어간, 나와 같이 놀았던 친구들을 보면 막상 사회의 배경 탓만도 아닌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앞서 얘기한 2) 첫 직장에서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나름의 고민의 결과를 갖고 와볼까 한다. 그럼 다음 편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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