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남자
‘마주하니’ 시리즈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온전히 감상하시려면 프롤로그부터 차례대로 읽어 주세요.
1. 두 남자
주차장에 SUV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한 손엔 서류 가방, 다른 손엔 텀블러를 들고 한 남자가 내린다. 근처 스타벅스로 향해 커피를 포장한 후 10층짜리 빌딩으로 들어간다.
50평 정도, 30개의 책상이 있는 공간에 들어선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쪽 책상에 앉는다. 깔끔하게 정리된 서류 옆으로 상패가 전시 돼 있다.
‘상반기 신규 개척 금상 - 민 주임’
민 주임은 상패를 보며 미소 짓고는 금세 입술이 풀린다. 먼지를 한 번 털어낸다.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꺼내 정리하기 시작한다.
다이어리엔 월간 계획은 빼곡한데 이번 주 목표 칸만 비어있다. 이마를 감싸곤, 종이 위에 펜을 누르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울린다.
띵동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들어온다. 약간 처진 어깨, 동그란 안경 속 붉은 피부가 눈에 띈다. 터벅터벅 걷는 한 손엔 헛개수가 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그래.”
과장은 어린 시절 소독차처럼 술 냄새를 풍기며 자리에 앉는다. 의자에 기댄 그는 헛개수 뚜껑을 비틀며 파티션 위 아크릴 명패와 가족사진을 번갈아 본다.
’ 영업 1팀 최 과장‘
최 과장은 미간을 찡그리며 지갑 속 복권 네 장을 꺼낸다. QR코드를 대고, 종이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진다. 탄식을 내뱉으며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른다.
민 주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그러곤 숨을 삼키며 말을 건다.
“과장님 괜찮으세요? 오늘도 회식해야 하는데.”
“아니, 안 괜찮아.”
“아 네.”
잠깐의 정적
헛개수 병이 드드득 눌렸다가 삼키는 소리가 퍼진다.
민 주임은 모니터로 시선을 돌려 고개를 까닥한다. 그리곤 작게 혼잣말을 한다. “맨날 술… 복권…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
최 과장은 입술을 깨물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하… 이번 달 보고는 어떻게 하지.’
민 주임은 눈을 감고, 최 과장은 천장만 바라본다.
두 사람의 입술이 소리 없이 벌어진다.
’아 짜증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