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니, 과거였다

by 민 과장

‘마주하니’ 시리즈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온전히 감상하시려면 프롤로그부터 차례대로 읽어 주세요.




0.5. 대면



“넌 항상 1등이었어. 뭐든 성과가 났고 운도 따랐어. 모두 널 인정했지.”



너는 흥미로운지 다리를 풀고 의자를 내 쪽으로 당긴다. 나는 그런 네 모습에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진다.



“팀에 배정받고는 1년 차란 걸 믿기 힘들 정도로 성과를 냈지. 그 해 인사고과도 S등급 받았잖아.”



배시시 웃는 네 얼굴이 묘하게 거슬린다. 내가 그랬던 시절이 겹친다. 속에서 애환이 올라온다.



“웃으니 귀엽네. 그런데 있잖아 “

나는 목소리를 낮춘다. 손을 꽉 쥔만큼, 감정을 덜어내고 말한다.



”지금 세상이 너의 중심으로 돌아간다 생각하지? 난 그때 그랬거든.”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당황스러운지 너의 귀가 빨개진다.



“너 이카로스의 날개 알지? 높이 올라간 욕심 때문에 떨어진 이야기. 너도 그럴 거야. 곧 알게 돼 “



네 표정이 나보다 더 경직된다. 떨리는 손으로 물 컵을 쥐려다가 미끄러진다. 테이블 위에 물이 흥건하게 젖는다.



“그래도 꼭 필요한 과정이야. 피할 수 없는 일들이니까. 그냥 겪어. 그리고 나한테 다시 와. “



나는 그 말을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젖은 책상 앞에 선 너는 말을 잃은 채 나만 노려본다. 난 찬 웃음을 짓지만, 혀에 씁쓸한 맛이 남는다.



또각또각



철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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