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라..
그날 오전에 제가 한 일은,
아이들 등원과 발목 치료로 병원에 다녀오고
책을 읽은 게 전부였습니다.
'그저 별일 없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의무감 덕분에
소소했던 일들을 특별한 일들인 냥
바꿔 말하기 시작했더니,
정말 특별한 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음먹기 달렸다'
옛말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립니다.
아이의 질문에 며칠 전의 아픔이 떠오릅니다.
목소리를 잃어 불편했던 그 일을
특별한 경험으로 불러봅니다.
잃었던 만큼 얻은 것이 있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말을 안 한 게 아니고
못한 덕분에 꼭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이 생겼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한 번 더 헤아려봅니다.
하지만 그 다짐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목소리가 돌아오자
말도 다시 쉽게 뾰족해집니다.
아무리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해도
목소리를 잃었던 일을 또 하고 싶진 않습니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은
서로를 위해 꿀꺽 삼켜봅니다.
날카로운 가시가 되었을 그 말이,
부드럽게 소화되어 내면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소리 대신
눈 빛과 손 끝에 마음을 담습니다.
오늘은 새벽 독서 대신,
새벽 미역국을 끓여봅니다.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고,
내일은 첫째의 생일이거든요.
이 세상에 태어난 일이야말로
최고로 특별한 일이겠지요?
보글보글 끓고 있는 이 미역국도
사랑 듬뿍 특별한 음식이 되겠네요.
두 생일 날짜가 연달아 있는 덕분에,
미역국은 한 번만 끓여서 해결합니다.
같은 날이면 더 좋았을까 생각도 했지만
남편 생일이 앞이고 아들 생일이 뒤인 게
차라리 다행이구나 싶습니다.
아이가 크면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생일을 보내고 싶어 할 테니,
남편 생일날엔 가족끼리 챙기고
아이 생일날엔 친구들과 보내라고 하면 딱입니다.
온 집안을 가득 채우는
고소한 향과 따스한 기운의 미역국을 느끼며
이 두 남자들에게 마음을 전해봅니다.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마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해.
Happy Birthday To My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