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의 철학

by 민이새

모두 다르다

모양도, 맛도, 익은 정도도


당근 하나는 아직 차갑고

고사리는 삶은 기억을 품고 있다

달걀노른자는 중심처럼 얹혀 있고

고추장은 말 대신 들어온다


비비기 전까진

모두가 자기 자리에 있고

비비고 나서야

모두가 같은 맛이 된다


섞는다는 건

없애는 게 아니라

함께 있는 걸 견디는 일이다


어떤 날은

비빔밥 한 그릇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