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찬가

by 민이새

나는 겨울이 좋다
사람들이 서둘러 집에 가는 풍경,
말수가 줄고
발자국이 깊어지는 거리


숨이 하얗게 보일 때
내 마음도 겨우
형체를 드러낸다


적막은 위로이고
차가운 공기는
생각을 맑게 식힌다


가장 적게 움직이는 계절에만
나는 나를 덜 잃는다


얼음장 밑으로도 물은 흐르듯
겉으론 멈춘 듯 보여도
겨울엔 오히려
모든 것이 천천히
제자리로 향한다


그래서 나는
겨울 앞에서는
조금 다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