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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샤인 Mar 23. 2023

새옹지마, 네 자에 담긴 묵직한 위로



불경기라 그런지 요즘에는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면 누군가는 그러죠. 원래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고. 하지만 그대도 나도 왜 매일 없는 건지는 굳이 묻지 않겠습니다. 서로 슬퍼질 테니까요. 아무튼, 전화가 줄어든다는 것은 참 여러모로 불안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불편한 마음을 하고 있던 어제저녁에 유튜브 추천영상에 새옹지마 관련한 게 뜨더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클릭을 해서 보는데 30초 안팎의 그 영상 하나에 제 마음에 평정심이 돌아왔습니다. 역시 긴 세월 구전되는 힘 있는 이야기는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새옹지마

변상 새, 늙은이 옹, 조사 지, 말 마


새옹의 말, 즉 변방 노인의 말처럼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우리 인생의 문제들은 변화가 심하고 복잡해서 길흉화복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는 겁니다.




이 말의 유래가 된 이야기는 중국 국경 지방의 노인과 그의 말 이야기랍니다.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습니다. 이에 이웃 주민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태연자약(泰然自若)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주민들은 “노인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하며 축하하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위로를 하자 노인은 역시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가 침략해 왔습니다. 나라에서는 징집령을 내려 젊은이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새옹지마 [塞翁之馬] - (변방 새, 늙은이 옹, 조사 지, 말 마)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2010. 9. 15., 기획집단 MOIM, 신동민)



기르던 예쁜 말이 도망을 가고, (흉)

그 말이 암말 한필과 돌아오고, (길)

말을 타다 아들이 다리가 부러지고(흉)

징집하지 않아 목숨을 건지고(길)



이렇게 우리 인생은 좀 높은 곳에서 멀리 보면 지금 갇혀 있는 이 안에도 의미가 있고, 불행 안에서도 길함의 단서가 나타나며 불행의 씨를 품은 행운도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죠. 당장 오늘 제게 일이 없다 해도, 휴식을 가지며 좀 쉬어 가라는 의미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여유롭게 커피 한잔 마시고 있습니다.


아니, 일 없이 이리 행복해도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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