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패션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ism Jun 19. 2022

나침반1

패션용어

말을 하는 이유는 내 생각과 느낌을 듣는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말들은 최대한 줄이고 논리적인 형태로 문장을 만든다. 이처럼 당연해 보이는 원리가 언제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지식이나 사실을 전달할 때는 더없이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술의 영역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예술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것의 주체는 '나'이다. 아무리 상대방에게 상세히 설명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이해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에 관한 대화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경향과 느낌을 주는 예술들을 묶어 하나의 사조로 만들었다. 그리고 단어의 사용이 특정한 이미지들을 연상시킨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정제된 생각과 감정이 담긴 이 단어들을 통해 예술 즐기기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 일종의 나침반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단어들은 때로는 틀이 되고 편견이 되어 예술이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고 고이게 만든다.

고인 물은 썩는다.




이는 패션계에서도 똑같다. 솔직히 주변에 도움받을 곳 없이 패션에 처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나는 동생의 도움을 받았지만, 책을 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패션은 하나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많이 보고 많이 입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돈은 한정적이기에, 어느 정도의 간접경험을 통해 익힐 수밖에 없다. 요즘은 정말 다행히도, 유튜브와 유튜버가 있다. 그들은 스스로 옷을 사고 스타일링하며 구독자들에게 꽤나 비싼 정보들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몇 가지 단어들을 만들어내거나 고착화시켰다. '미니멀', '아메카지' 하면 일정한 스타일이 떠오르도록 단어에 이미지를 입혔다. 이것은 패션에 처음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겐 굉장히 유용한 도구이지만, 개성을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정 룩에는 특정 신발을 신어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용어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꽤 많다.


나 역시 이 모든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유튜버가 하는 말대로 몇 가지 아이템만을 조합하면 특정한 스타일이 될 줄 알았다.

그다음은 트렌드를 쫓기 위해 유행하는 아이템에 집착했고 돈을 낭비했다.

이제는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다음엔 내가 사용했던 나침반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What's your hobb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