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Ally

3번째 편지

by 미니숲

!!! 트리거(Trigger) 주의 !!!

본 글에는 과거 아동 학대와

신체적·심리적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거나 현재 마음 상태가

취약하신 분들은 읽으실 때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고통의 전시가 아닌,

스스로를 구원해 나가는

치유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3번째 편지


오늘은 일어나서 넷플릭스 명상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면

그대로 침대에 누워 쇼츠만 보다가,

울다가, 다시 쇼츠를 보는 일의 반복이었는데

요 며칠 사이 제 하루 일과가 조금 변했습니다.

어제는 새벽 3시쯤 잠이 들었습니다.

잠들기 전까지 어떤 내용으로

글을 쓸지 떠올라 머릿속으로 정리하다가,

다음 날 잊어버릴 것 같아

침대에서 나와 간단히 메모를 하고

조금 뒤척이다 잠들었습니다.


왜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저는 제미나이에게 물었습니다.

왜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어린 시절의 상처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지를요.

답변은, 그때의 나는 너무 어리고 약해서

슬픔을 온전히 느끼게 되면 자아가 붕괴될 수 있기에

고통스러운 감정을 마음속 깊은 곳에

봉인해 두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모든 가족과 절연하여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기에 비로소

묵은 감정을 소화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정말 짜증이 나고 싫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요.

과거의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악성 채권자처럼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이제 겨우 학대자 집단에서 탈출한 나에게

숨 돌릴 시간도 주지 않고 목을 조르는지….

정말 만질 수 있는 실체라면

두들겨 패주고 싶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학대자 A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외할머니는 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서 친척들은 학대자 A가

어릴 때부터 엄마 속을 썩이고

못되고 이기적으로 굴어서

외할머니가 스트레스로 병을 얻어

돌아가시게 만든 것이라 말했습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모든 재산은 학대자 A가 독차지하였으나,

다른 자매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1년 정도

어머니 없이 학대자 A와 살았는데,

지금 제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의 씨앗이

그때 심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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