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기 그림일기] 손을 흔드는 줄 알았더니

물에 빠지고 있었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비난을 하고 공감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데 사실 공감은 진짜 특별한 능력이다. 공감은 지적 감정적 노동이고 공감을 요구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난이도 높은 정신노동을 요구하는 것이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내가 겪어본 적 없는 ,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타인의 상황에 대해 주의 깊게 듣고 또 그 마음을 전달받으려고 온 마음과 몸으로 노력해야 한다. 피하고 싶은 상황을 피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는 용감한 행위이다. 단지 상대방을 사랑해서 하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니 그것이 좋은 감정이면 나 역시 기분이 좋아지지만 만약 안 좋은 감정, 분노나 슬픔, 우울이면 듣는 사람 역시 그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공감은 그래서 자기 치유가 우선되어야 한다. 내 삶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에 더해서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수용할 넉넉한 마음의 품이 있어야 한다.
내가 지친 상태에서 공감하려고 하면 함께 마이너스 감정의 늪으로 들어간다. 소방관이 구조를 위해 들어갔다가 불길에 막혀 나오지 못하면 그도 희생자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불행에 공감해야 하는 이유는 희생자를 한 사람이라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함께 품어 슬픔을 덜어줄 수 있는 자기 치유가 완료된 강한 사람이고 싶다.

내가 견딜 수 없는데도 도전은 좋아 보였고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데도 포기는 나쁘게만 보였다.
그게 꼭 내 삶을 긍정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_하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