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볶음밥

엄마가 깍두기 볶음밥 재료를 쟁여주셨다.

by 소형

엄마는 며칠 전 어디선가 받아 온 가을무로 새 깍두기를 버무리셨다. 그리고 묵은 깍두기를 갈아서 깍두기 볶음밥 재료를 만들어 싸주셨다. 오늘 먹어보니 두어 숟가락 넣고 볶으면 볶음밥이 되는 자취에 최적화된 반찬이다.

시골 동네는 서로 재료들을 주고받는다. 무나 호박, 알배기배추, 쑥, 고구마, 상추 등등 식구들 먹으려고 경작한 작은 밭에서 따온 재철 식재료들은 한 식구 먹기에는 넘쳐나서 주변에 서로 나눠먹는다.

엄마는 받아 온 재료가 시들기 전에 씻고 다듬고 썰어 널어 말리거나 얼리거나 버무리거나 무친다.

티브이 보며 몇 시간이고 재료를 다듬는 굽은 등이 속상해서 "엄마 또 일거리 받아왔네~" 하고 툴툴거리지만 사실 엄마는 혼자 사니까 음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그것들은 요리되어 냉장고 안에 있다가 주말에 내가 엄마 보러 가면 식탁에 올라오고 집에 갈 때 바라바리 싸주신다. 뜯고 다듬어져 씻고, 데쳐 양념한 오랜 여정을 격은 나물 한 접시는 10분 만에 내 위장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니까 그냥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가 답인 것이다. 엄마는

"깍두기 볶음밥 해 먹어보고 맛있나 감상평 들려줘~"라고 하셨으니까 나는 나의 감동을 생생하게 리뷰해 드려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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