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끝난 어반스케치 전시 그림일기를 이제야 올린다. 전시를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전시를 하면 결정하고 챙길 것이 많다. 최종 느낌은 내 머릿속에만 있어서 그걸 전달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래도 컬러감을 통일하면 나름 정돈된 분위기가 생긴다. 이번 전시 컬러는 초록색이다. 모든 걸 초록으로 맞추며 나도 초록색이 더 좋아져 애착색이 되어버렸다. 원래도 제일 좋아하는 색이긴 하지만…
전시를 수작업으로 하면 개성 있고 다채롭긴 하다. 서류 써서 지원금을 받으면 이 모든 일들을 돈을 써서 할 수 있고 그럼 더 수월해질지도 모르는데 나는 왜 그러면 일이 더 많아질 거 같은 느낌이 들까. 그리고 서류 작업과 의뢰, 전화통화 등 내가 싫어하는 일들만 남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꾸 단체등록을 보류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 계속 좋아하는 일이었으면 하는데 책임과 부담이 커져간다.
그래도 올해 역시 즐거운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기억은 쉽게 휘발된다. 즐거움, 고달픔, 설렘, 책임감들이 섞여 또 하나의 오래 기억될 시간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