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민 Apr 30. 2017

손수건 없이는 보기 힘들 뮤지컬

돌아온 홍광호, 한결 더 세심해진 연기

홍광호가 주연을 맡지 않았다면, 
관심을 갖지 않았을 공연. 


그 이름 덕에,
홍광호 공연은 모두 매진이었지만,
운 좋게도 잠이 안와 인터넷을 뒤지던 도 중 
티켓양도를 받게 되었다.



생각보다 스토리가 훨씬 좋았다. 
미스터마우스라는 이름은,
실험용 쥐의 취급을 받는 한 자폐아의 이야기었다. 
그리고 성공적인 실험으로 그 자폐아는 천재가 된다.



그리고 천재가된 인후는 

세간에서, 자신을 도와준 과학자가 

자폐아 시절의 자기를 쓰레기로, 

인간도 아닌 그 무언가로 취급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내 몸 속에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데, 나도 같은 사람인데."

그리고 어찌보면 스스로 부정해왔던 과거의 나와 마주한다.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어린아이로 머물고 있는 자폐아와 마주한다. 

인정하기 싫었던 과거를 외면하는 것이, 

나를 계속 불행하고 있음을 알게되고, 

따뜻하게 그 아이를 안아주려한다. 


문제는 세간의 반응뿐 아니라, 

나 스스로를 계속 부정하던 데에 있었는 지 모른다.




스토리 자체도 괜찮고, 
음악도 좋았다.
물론 유튜브에 있는 음악들은.... 
창작뮤지컬 당시 바로 녹음한 
대학로의 느낌이 많이 살아있는 공연이라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본인도 유튜브 노래만 듣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이전의 홍광호 공연으로는 데스노트, 

맨오브라만차를 보았지만, 
그 때는 이렇게 까지 세세하게 감정을 그려내진 못했다. 
그저 노래를 잘하고 목소리 좋은 배우로 기억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제대로 그의 연기력을 뽐낸 것 같다. 
내가 어떻게 브로드웨이 공연 주연으로 뽑힌 것인지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


자폐아 적의 인후는 나비에 집착한다.

간만에 본 모습이....내내 바보역할로.....
박자도 일부러 안 맞게 부르는.....
홍광호를 내내 저렇게 보아야 하는 것인가....
하고 좌절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의 실망은 기억조차 안나게해주는 ....
간만에 동숭아트홀을 뚫어버릴 것 같은 성량을 보여준다. 
그래 이 맛에 뮤지컬 보는 것이지를 느끼게 해줬달까.


바보 연기 역시 인상깊었다.

진정한 배우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심도 버리고 ,

새로운 캐릭터를 마주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말은 쉽지만, 연기를 해보면 이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 있다.

부끄러움이라는 이름 아래 나의 버릴 수 없는 자존심이 연기를 하기 힘들게 만든다. 

홍광호는 미련 없이, 이러한 자존심을 내던졌다. 


살짝 아쉬운 점은 나비를 받았을 때, 

그 이상한 동작만 굳이 하지 않았다면....

애드립인 것은 알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인후의 모습을 깨버리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이 뮤지컬에서 손수건, 휴지는 필수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데, 

얼굴이 눈물범벅이 될 수 있다. 

여성이라면 팬더가 되지 않도록, 

아이라이너를 지우고 가는 것도 고려해보자.



P.S. 프레스콜을 유튜브에 올리지 않은 이유가 뭘까..... 
광고따위하지 않아도 홍광호 효과로 알아서 팔린다 인가..... 
이렇게 좋은 공연 광고가 홍광호 팬 외에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창작뮤지컬을 특히 좋아하는 나로써는 더 아쉽다.....
더블캐스팅 김성철씨가 피해자라면 피해자일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김성철씨 것도 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 자국이라도 남길 돌이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