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고난 후
간만에 육지를 갔고
공연을 보았다.
십여년전 이병헌이 등장하는 영화가 원작이다.
노래 하나하나가 너무 좋기 때문인지
실제 공연장에서 보이기 보다 이 뮤지컬은 학교에서 재연하는 경우가 많아보였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달려갔다.
때로는 공연에 대한 아무런 스토리라인을 모르고 가는 것도 좋다.
특히 나는 이 뮤지컬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혹시나 약간의 스포라도 원하지 않는다면 이 글을 패스하시길!
다만 이 작품이 불편할 수도 있으니 나는 경고하고 싶긴하다.
이 뮤지컬에 대한 평은 확갈린다.
그 이유는 2부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데
동성애코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름 중요할 수도 있는 반전포인트기에(?!) 원하는 분만 드래그해서 글자 확인하시길.
(필자가 스포일러를 매우매우 싫어하기에 이런 짓까지 한다.....)
그래도 본인은 이 뮤지컬이 그 코드가 많이 불편하지만 않다면
추천한다.
넘버도 좋고 아름다운 대사가 너무 많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떄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멘트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본인은 사랑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없게 그렇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그래서 운명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니까.
사실 1부까지만 보았을 때는 단순한 첫사랑이야기 인줄알았다.
'첫사랑'하면 대다수에겐 아픈 감정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1부에서도 주로 이런 향수를 통해 눈물을 흘리게만든다.
'왜 나는 그 때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이었을까?'
'그래도 그때가 참 좋았다.'
이런 생각들이 스친다.
그런 단순한 사랑이야기인줄 알았기에 나는 이 뮤지컬을 보지 않으려했다.
그래서 10년 전에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었다는 것에
심지어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였다는 것에 충격받았다.
근래에 나는 옛날 영화를 보는 것에 빠져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절대 못 볼 것이다.
지금의 학교코드와는 맞지 않는 선생님의 설교에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뮤지컬은 그나마 요즘에 맞게 수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영화는..... 도저히 못 볼 것이다.....
노래는 하나하나 참 좋다.
특히 이 뮤지컬의 메인 노래인 왈츠를 듣다보면
공연을 본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눈물이 고인다.
그만큼 내 첫사랑도 애렸던 것일까?
공연은 이제 한달도 안 남았다.
오는 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계속한다.
한 번 쯤은 그래도 보았으면 한다.
사회적 이슈로서가 아닌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로 보면 좋겠다.
다른 것 보다도 노래때문에 이 뮤지컬은 볼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