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쉬어가면 안 될까요
뛰는 것에 익숙했다.
물론 어릴 때부터 뛰는 것이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남들과 경쟁하는 것을 그다지 안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도 착한아들 노릇 좀 해보려고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도 경주마의 눈가리개를 끼고 달렸다.
그렇게 부모님이 만족할만한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에 와서도 아직 쉬는게 익숙하지 않은 나는
'장학금 받아야지, 대외활동해야지.'에 사로잡혀서 다시 달렸다.
그러다 졸업 즈음 넘어져버렸다.
생각한 것 만큼 학점이 잘 안나왔던 것도 있다.
'나 너무 힘들어요.' 심리 상담사한테 말했다.
'힘들어도 해야지.' 그렇게 2년을 버티고 졸업했다.
이러한 심리상태로 대학원을 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대체복무를 선택했다.
어른들은 그런데도 내가 뛰었으면 좋겠나보다.
아버지도, 과장님도.
"가만히 있어서 뭐해. 석사라도 받아. 시간 아깝잖아."
'저는 쉬는 시간이 필요해요. '
오늘도 말 못하고 그저 아무 말 없이 미소로 답한다.
아직도 쉬는 것이 낯선가보다.
자꾸 실수로 욕심내려하고 거절을 하지 못하고 책도 쓰게 되고.
남들은 부러워한다. 좋겠다고 한다.
나라도 나를 위로해줘야겠다.
'조금 더 쉬어도 괜찮아. 그냥 쉬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