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지해서 용감했던 거 같기도...
9월.. 내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하기엔 너무 준비 없이 갑자기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다.
난 언젠가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내가 법인 대표가 될 거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정신 차려 보니 이미 사업자 등록증을 내 손에 쥐고 있었다.
퇴사를 한 후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 고민하면서 생산적인 일과 밥벌이는 해야 하는데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너무나 컸기에 방황기는 갈수록 길어졌고 정말 이제는 더는 안 되겠어서 나에게 옵션 따위는 없이 이력서를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이력서를 넣어도 바로 취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기도 하지만 정말 뭔가 회사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여전히 꽤 많이 쉬었다고 생각했음에도 가슴 한편의 답답함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아빠한테서 연락이 왔다.
너 회사 들어갈 생각 없으면 아빠 좀 도와 달라고..
아빠가 이번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거 같은데, 이건 따로 운영하기로 한 거라 네가 법인 대표 하면서 재정관리 좀 해 달라고...
너무 생각도 못한 상황이라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깊게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며칠 뒤 또 전화가 와서 생각해 봤냐며 네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대표시켜야 한다고...
이틀 시간을 줄 테니 생각 잘해 보라고.. 네가 회사를 다닐 거면 대표하면 안 되고 하지만 아빠는 네가 믿을만해서 딱 1년만 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이 전화를 정말 1년 만에 머리를 하고 기분 전환 하고 미용실에서 나오자마자 받았는데 갑자기 너무 막막했다.
법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지만 또 남에게 맡겨서 남 좋은 일 시키기는 싫고.. 하지만 난 아무런 경험도 없고 혼자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자꾸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회사를 다시 돌아가긴 싫지만 내가 뭔가를 다 책임져야 하는 그동안 경험 했던 직장 생활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들을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그래도 아빠가 믿을만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닐까?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그 사람을 나도 알고 있지만 그 사람에게 아빠 일을 맡기고 싶진 않았다.
결국 오빠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했더니 오빠가 아빠는 왜 그런 사람에게 맡기려 하냐며 나에게 지금 회사 이력서 넣고 있냐며 그리고 당장 회사 안 들어갈 거면 너 월급 받으면서 네가 좀 아빠 관리 좀 하라고...
한 번도 해 보지는 않은 일이지만 회사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이 제일 컸고 아빠에게 도움을 좀 주기도 하고 싶기도 했고 내가 회사를 다녔더라도 언젠가는 회사 밖으로 나와 나만의 일을 해야 하는데 50,60대가 되어서 그때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너무 무지한 거보다 조금이라도 어리고 아빠가 옆에서 좀 도움을 줄 때 해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결국 대표직을 수락했다.
그리고 기간이 1년 한정이니깐 그 1년 동안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자!
혹시 모르잖아 이 일은 내 적성에 맞을지도 라는 생각은 아주 잠깐 했지만...
평소 난 생각이 정말 많아서 너무 많이 고민하느라 기회를 놓친 적도 많은데 이번에는 너무 무지 해서 과감히 결정했던 거 같기도 하다. 물론 사업자와 법인 카드까지 다 나온 후에야 조금 후회를 하긴 했다.
일단 본가에 내려가서 아빠와 함께 법인 설립을 위한 서류를 가지고 법무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나 인감을 등록을 안 했던 거 같은데 주민센터 가니깐 18년 전인가 내가 인감 등록을 해 놓았더라고..
하지만 그때 등록한 인감은 이번에 가져간 인감과 달라서 인감 변경을 하고 인감도 떼고
법무사 사무실 방문 후 이틀 만에 법인 등기가 나왔다.
그러고 나서할 일은 세무사에 가서 법인 사업자 등록증을 내는 거
법무사 사무실에서 준 서류들 가지고 세무사 가서 법인 신청서를 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사업자 등록증이 나왔다.
와 내 이름으로 된 사업자 등록증이 나오다니!!!
추후 업종은 정정은 해야 하지만 신기하기도 하면서 뭔가 너무 휘리릭 진행된 거 같아서 이게 맞나 싶은 생각과 불안감이 많이 들었다.
사업자까지 나왔으니 그다음 할 일은 법인통장을 만드는 일
요즘 대포 통장 때문에 법인통장 개설이 엄청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진짜 까다롭다.
사업자 등록증 내는 거보다 법인통장 개설이 이렇게 힘든 거였다니...
은행 직원분도 대포통장 때문에 실제로 사업 운영하시려는 분들이 피해를 많이 본다면서...
법인 통장까지 다 만든 후 무슨 고민이 있거나 하면 난 사촌 오빠한테 전화를 하는데, 사촌오빠한테 내가 나 회사 안 들어가고 아빠 일 도와주기로 했어.. 그랬더니 잘했다고 하다가 내가.. 나 근데 법인 대표 하면서 아빠일 도와주는 거야 하니깐... 오빠가 살짝 한숨을 쉬더니 일을 하다가 문제 시 법인 대표의 책임에 대한 말을 해 주는데 오빠 말들을 들으니깐 더 불안했던 마음이 더 불안하고 그래서는 안되지만 혹시나 사업이 잘 안 되면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드니깐 정말 미치겠더라.
오빠가 이미 시작하기로 한 거니 관리 잘해서 세금 폭탄 맞지 않게 잘 관리하면 되지라고 해 줬지만...
솔직히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 난 원래 뭐든 시작할 때 무조건 잘 될 거야 라는 생각보다는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한 후 시작해야 막상 어떤 일이 닥쳤을 때 타격을 덜 받는 타입이어서...
근데 지금 와서 무르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가 보지 않는 길을 가는 거에는 당연히 두렵고 무섭기도 한 거니깐 마음 굳게 먹고 잘못되지 않게 잘 헤쳐 나가면 된다라고 매일 다짐하면서 정신을 다 잡고 있다.
아직 정식으로 계약서도 쓰지 않고 시작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유튜브 통해 법인 설립 시 필요한 것들 세금 폭탄 맞이 않게 지켜야 할 것들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요 근래 법인 설립하면서 사업가들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 엄청 많이 했다.
미니야!! 너도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