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형인 건 명확하지만 내성적인 건 상황에 따라 다른
어릴 적 생각해 보면 난 활동적인 걸 좋아했지만 재기 발랄한 성향은 아니었다.
낯가림도 심해서 처음 보는 사람이나 자리가 불편하면 말도 먼저 안 걸고 밥도 잘 먹지 못했으며, 학창 시절 체육은 좋아하기도 하고 곧 잘하기도 했지만, 음악시간은 좋아하지 않았다.
왜 체육과 음악 모두 예체능인데 하나는 좋아하고 하나는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면 음악 시간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는 딱 하나이다.
수행평가로 노래 부르기가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 하다. 체육시간에도 수행평가로 반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평가를 받아야 했고, 음악시간 역시 똑같은 상황 속에서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체육시간 또는 체육대회에는 승부욕이 발생해서 잘하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하게 나타났지만, 음악 수행 평가 시간만 되면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눈빛들은 보면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긴장해서 손이 떨리면서 차가워지고 노래는 첫음절부터 떨려서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곡 완주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음악은 수행 평가에서 모든 걸 다 망쳐 버렸다.
중학생 때는 국어시간에 연극을 준비해서 수행 평가를 봐야 했었는데, 남들이 주목하는 무대에서 내가 연기를 해야 한다고? 주인공 역할은 아니었지만 주인공 옆에 서서 계속 있어야 하는 다소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상하게 이때는 또 모두가 주목하는 상황이었지만 초반에 떨고 그다음에는 떨지 않고 무대를 잘 맞췄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 내성적인 사람들도 성인이 돼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성향이 바뀐다고 하는데, 나는 글쎄...
여전히 내성적인 성향은 가지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다. 그렇다고 엄청 외향적인 사람들처럼 항상 업 되거나 활기차지는 않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도 곧 잘 스몰톡도 하고 어느 정도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를 내성적으로 만드는 건 분위기인 거 같다.
어떤 상황에서 던 내가 느끼기에 분위기가 불편하면 자연스레 조용해지고 남에게 크게 관심도 안 두는 거 같다.
사회생활은 모든 사람들과 둥글둥글 유연하게 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불편한 상황이 오면 얼굴에서 일단 다 티가 나는 성격이기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
예전에는 이런 나의 성향 때문에 정말 사회성이 부족하고 둥글둥글한 사람들을 참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굳이 나를 어렵게 만드는 분위기 속에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맞춰 주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그냥 나는 이런 아이니깐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여전히 좀 쉽지는 않다.
그래서 가끔 배우들 중에 원래 성격 자체는 엄청 내성적이라서 낯을 엄청 가리지만 배우 모드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배우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생활을 하면 내 원래는 성격만을 내세우기보다는 각 상황별 맞춰야 하는 거가 대부분 이기기에 나름 맞추려고 나도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나는 직장에서보다 외부 활동을 할 때 더 외향적으로 변하는 거 같다.
아마도 직장 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더 그러는 거 같다.
내성적인 성격이 상황에 따라 좀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명확한 건 외향적인 활동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누구도 나를 모르면 좋겠다는 생각들로 왔다 갔다 하지만 조금은 알 수 있는 건 외향적이건 내향적인 건 완벽히는 모르겠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다는 거다.